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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일정·스포츠 워싱 논란에도… 사우디 ‘2034 월드컵’ 단독 개최
경기 일정·스포츠 워싱 논란에도… 사우디 ‘2034 월드컵’ 단독 개최
botv
2024-12-12 11:27


무더운 날씨 탓에 겨울 개막

인권유린 등 부정적 평판도

2030월드컵은 첫 복수 대륙

유럽·아프리카·남미서 열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정과 인권 등 여러 논란에도 2034년 월드컵을 단독으로 개최한다. 2030년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등 3개 대륙에서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1일 밤(한국시간) 21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로 임시 총회를 열고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를 결정했다. 2030년 대회는 유럽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모로코 등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2034년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독으로 열기로 했다. 두 대회 모두 단독으로 유치를 신청했고, 211개 회원국은 카메라 앞에서 박수로 개최 확정을 축하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오늘날처럼 분열된 세계에서, 누구도 어떤 것에 더는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이렇게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단합과 긍정의 놀라운 메시지”라며 “월드컵은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와 단결을 위한 독특한 촉매제다. 2030년과 2034년 월드컵은 분열이 아닌 단결을 위한 대회”라고 말했다. 또 “월드컵을 유치하게 된 7개국을 축하한다”며 “211개 회원국은 축구를 통해 세상을 하나로 모았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로 아시아는 2002년 한국과 일본, 2022년 카타르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을 개최한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일정 탓에 우려를 낳고 있다. 월드컵은 통상 여름에 열리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무더운 날씨 탓에 겨울 개최를 피할 수 없다. 유럽 프로축구가 한창일 때이기에 유럽 언론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겨울에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도 문제다. 스포츠 워싱은 인권유린 같은 부정적 평판을 스포츠로 세탁한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FIFA 클럽월드컵, LIV 골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네이마르(알힐랄) 등 슈퍼스타들의 프로축구 영입 등으로 성소수자 및 여성 인권 탄압·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등으로 쏠린 시선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앰네스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감옥에 갇힌다”며 “그래서 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하다. FIFA는 인권보호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30년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복수 대륙에서 열린다. 유럽의 스페인·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더불어 남미의 우루과이·아르헨티나·파라과이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 1경기씩 치른다. 따라서 3개 대륙에서 6개국이 월드컵을 소화하는 셈이다. FIFA는 초대인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에서 개막전을 치를 계획이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유럽과 남미를 오가는 장거리 비행으로 FIFA의 탄소 중립 약속이 깨질 것이라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