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토트넘이 휘청인다. 토트넘은 12월 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전반 11분 만에 2-0으로 앞서가며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수비 핵심이자 부상 복귀를 알린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전반 14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의 추격골로 1골을 따라붙었지만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영국 ‘풋볼런던’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고통스러운 패배”라며 “우리의 시작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전반 초반 2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경기를 지배하는 등 경기력도 좋았다. 우린 첼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로메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첼시에 주도권을 내줬다. 그런 와중에 추가골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후반전엔 두 번이나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실책도 나왔다. 허무하게 연속 실점하며 승리를 내줬다”고 했다.
로메로가 전반 초반 부상으로 빠진 데 이어 후반 32분엔 미키 반 더 벤까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껴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트넘 주전 수비수 두 명 모두 부상으로 빠진 것이다.
끝이 아니었다. 첼시전에서 도움을 올렸던 측면 공격수 브레넌 존슨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후반 7분 만에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는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다. 로메로는 열심히 훈련하면서 첼시전을 준비했다. 안타까운 부상이다. 반 더 벤은 60~70분 정도 뛰게 할 생각이었다. 존슨은 전반 막판부터 좋지 않았다. 100%가 아니었다. 모든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허용한 것에 관해서도 자기 생각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차례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째 승리가 없었다. 우리 선수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모든 선수가 어떻게든 승기를 가져오고자 했다. 선수들은 그럴 때 평정심을 잃곤 한다. 우리 선수들의 절박함이 첼시전에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EPL 15경기에서 6승 2무 7패(승점 20점)를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EPL 20개 구단 가운데 11위까지 내려앉았다.
토트넘은 11월 24일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4-0 대승을 거둔 뒤 공식전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선 2연패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전반전엔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면서 엉성한 실점을 내줬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면서 득점을 기록해야 했다. 내 잘못이다. 내가 팀을 실망시킨 것 같다. 팀에 정말 미안하다. 나를 비난해 줬으면 한다. 비난은 내가 감수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슈팅 4개(1골), 키 패스 2개, 드리블 돌파 성공 1회, 패스 성공률 83% 등의 기록을 남겼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 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며 “기회를 더 살려야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 실수다. 팀을 승리로 이끌 기회를 놓쳤기에 정말 괴로웠다. 동료들은 온 힘을 다했다. 지금처럼 어려운 순간일수록 더 뭉쳐야 한다. 큰 응원이 필요하다. 특히나 우리 팀엔 어린 선수가 많다. 나부터 더 분발해서 팬들의 성원에 꼭 보답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제한된 인원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며 “주축 선수들의 시즌 중 부상이 낯선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우린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만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없어 주축 선수들을 계속 뛰게 하고 있다. 휴식을 줄 수 없는 상태다. 성과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겨울 이적 시장이 문을 여는 내년 1월까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겠다.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보인다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포스테코글루 감독, 주장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