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단이 첼시전 패배에 자신과 선수단을 먼저 탓했다. 주장 손흥민은 “나의 실수였다. 나를 비난해달라”며 고개를 숙였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감독 경질설이 나오자 “그는 훌륭한 코치”라며 스승에 힘을 실어줬다. 리그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위기감이 감돌고 있지만 토트넘 주장단은 선수단의 책임을 강조하며 자세를 낮췄다.
토트넘은 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4-25 EPL 15라운드에서 전반 11분 만에 2골을 넣어 2-0으로 앞섰으나 3-4로 역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면서 후반 추가시간 자신의 시즌 5호골(정규리그 4호골 포함)을 터트렸지만,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6승 2무 7패(승점 20점)를 기록하며 그대로 11위에 머물렀다. 반면, 첼시는 9승 4무 2패(승점 31점)로 2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2연패에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 부진에 빠졌다. 이날은 홈에서 초반에 먼저 2골을 넣고도 패해 아픔이 더 컸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역전패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손흥민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전반에는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아주 엉성하게 실점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디테일이 부족해 패한 것 같다”라며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한 발 더 뛰며 득점해야만 한다. 내가 팀을 실망시킨 것 같다. 팀에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이어 “이런 식으로 실점하면 안 된다. 하루 종일 오늘의 실수를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대신 나를 비난해줬으면 좋겠다. 비난은 내가 감수하겠다”고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비록 후반 추가시간 막판에 골을 넣었지만,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선 “공을 향해 달려가면서 좀 다른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며 “나 역시 인간이고, 실수하고 말았다.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괴로웠다. 동료들은 열심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와 팬이 함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런 어려운 순간에는 모두 뭉쳐야만 한다. 큰 응원이 필요한 이유”라며 “선수들이 아직 어리고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팬들은 항상 놀랍도록 응원해줬고, 이제 선수들이 분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부주장 로메로는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이 나오자 사령탑에게 힘을 실었다. 로메로는 “그는 훌륭한 코치다. 우리는 첫 시즌에 그것을 보았다. 두 번째 시즌에는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선수들이 가장 먼저 비판을 받아야 하고, 10경기를 지면 스태프를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부진은 선수단에 이어진 줄부상 영향이 크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과 팀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로메로는 “우리는 이 스태프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그들이 일하는 방식과 그들이 하려는 축구를 좋아한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 중 부상으로 전반 15분 만에 물러난 로메로는 자신의 부상과 팀의 패배 등 힘겨운 상황에서도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토트넘 주장단은 팀 위기 상황에 뒤로 숨지 않고 먼저 나서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며 팀 수습에 나섰다. 이젠 팬을 향해 결과를 내야 하는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