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은 1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런던스타디움에서 울버햄튼과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를 치른다. 영국의 'BBC'는 9일 두 팀의 충돌을 놓고 '엘 새키코(El Sackico)에서 누가 살아남을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엘 새키코(El Sackico)'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인 '엘 클라시코'와 경질을 의미하는 'Sack(색)'의 합성어다. 그만큼 두 사령탑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웨스트햄은 지난 5월 58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컵을 선물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모예스 감독은 2022~2023시즌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1980년 FA컵 우승 이후 웨스트햄이 들어올린 첫 메이저 트로피이자, 1965년 이후 첫 유럽 대회 우승이었다.
후임은 로페테기 감독이었다. 스페인 출신인 그는 5월 오피셜이 발표된 후 7월 1일부터 웨스트햄과 동행을 시작했다. 계약기간은 2년에 1년 옵션이 걸렸다. 하지만 5개월여 만에 퇴출 위기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달 이미 노란불이 켜졌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2대0으로 꺾으며 기사회생하는 듯 했다. 하지만 1일 아스널에 2대5로 대패한 데 이어 4일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레스터시티에도 1대3으로 완패했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EPL 정식 사령탑 데뷔전에서 활짝 웃었다.
웨스트햄 팬들은 좌절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리버풀 관중들에게 조롱당했던 "아침에 경질될 거야"라는 구호를 상대가 아닌 자신의 팬들로부터 들었다.
웨스트햄 후임 사령탑도 거론되고 있다. 브라이턴과 첼시를 이끌어던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비롯해 세르히오 콘세이상 전 포르투 감독, 웨스트햄에서 코치 생활을 한 에딘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이 후보에 올라있다.
운명이 얄궂다. 로페테기 감독은 2022~2023시즌, 약 9개월간 강등 위기에 내몰린 울버햄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황희찬이 당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줬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의 재정적인 문제로 이견을 보인 끝에 결별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울버햄튼 후임 사령탑이 오닐 감독이다. 오닐 감독은 '2년차 징크스'에 내몰려 있다. 울버햄튼은 현재 강등권인 19위(승점 9·2승3무9패)로 추락해 있다.
오닐 감독은 11월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강등권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경질 여론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닐 감독은 웨스트햄전을 앞두고 "내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없다. 팀과 리그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뿐"이라며 "상황이 바뀔 때까지 계속할 수밖에 없다. 비판은 필수다. 2주 전 풀럼 원정에서 4골을 넣었을 때 모두가 칭찬을 받아 좋아했지만, 잘 안 될 때는 재정비해야 한다. 내 사고방식은 바뀌지 않을 거다. 나는 항상 앞장서겠다"고 배수진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