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첼시와의 9일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도미닉 솔란케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연속골로 11분 만에 2-0 리드를 잡고도 4-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7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며 리그 순위는 11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력과 철학을 신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주장이자 센터백으로 수비의 핵심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텔레문도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훌륭한 지도자”라며 “만약 10경기를 진다면 스태프를 바꾸자는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이 코치진과 함께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의 부진 원인으로 잦은 부상과 선수들의 실책을 꼽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을 멈출 줄 모르는 감독이다. 수비수들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하고, 풀백들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빠른 전방 압박과 볼 소유를 통해 상대를 압도하길 원한다. 그런 축구로 강호 맨체스터 시티에 4-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이 팀의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수비진이 높은 위치를 잡는 전술이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앞선 본머스전에서 상대의 기대득점(xG)은 3.31골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은 0.58골에 그쳤다. 여기에 세트피스 실점도 여전히 잦다.
원정 경기에서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13경기 중 9경기를 패했고, 상대 팀이 초반 득점 후 수비를 견고히 하고 역습을 노리는 패턴에 번번이 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런 상황에서도 플랜 B 없이 같은 전술을 고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토트넘은 부상 병동이다. 특히 수비진은 붕괴 수준이다. 주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발목 골절로 복귀 시점이 불분명하고, 센터백 로테이션 자원인 벤 데이비스마저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했다. 로메로와 주전 센터백 미키 판더펜은 부상 복귀전인 이번 경기에서 허벅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 도중 교체돼 나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공격진도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 윙어 윌슨 오도베르까지 장기 부상 결장으로 로테이션이 쉽지 않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태도다. 첼시전 패배 후 “우리의 접근방식으로 2-0을 만들었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며 “선수들이 너무 절박한 마음에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 팀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더 차분한 플레이를 요구했다.
주장 손흥민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단합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어리고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응원을 부탁했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시즌 중반이고 프리미어리그가 역대급 혼전 양상이어서 상위권 팀과 격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4위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7점에 불과하다. 다만 본머스, 크리스털 팰리스 등 상대적으로 약팀을 상대로 승점을 쌓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진다면 팬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