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패배에 손흥민(32)의 골도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경기에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리그 4호 골을 신고했지만, 패배를 막진 못했다. 리그 2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11위(6승2무7패·승점 20)로 떨어졌고, 첼시는 2위(9승4무2패·승점 31)를 유지했다.

시작은 좋았다. 토트넘은 전반 5분 도미닉 솔란케(잉글랜드), 전반 11분 데얀 쿨루셉스키(스웨덴)의 연속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결과의 영향으로 힘이 빠져있던 토트넘 팬들은 다시 힘찬 목소리로 열광했다.

하지만 고질적 수비 불안은 고쳐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 17분 첼시 제이든 산초에게 실점한 뒤 후반 16분 콜 팔머(이상 잉글랜드)에게 페널티킥(PK)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전황은 이미 첼시로 기울었다. 후반 28분 엔소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가 역전골을 터트렸고, 후반 39분 팔머의 PK 쐐기골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흥민은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왼쪽을 파고든 제임스 매디슨(잉글랜드)의 패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축구통계전문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7.3, 풋몹은 7.8의 준수한 평점을 부여했지만, 큰 의미부여를 할 순 없었다. 후반 23분 상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놓친 장면이 뼈아팠다.

경기 후 한국 스포츠동아와 만난 손흥민은 “많이 아쉬운 결과다. 개인적으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중요한 순간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친 것은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죄송하다”라며 후반전 결정적 찬스를 놓친 장면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이어 “선수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어린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바꾸고자 노력했다. 당연히 경험 있고 주장인 내가 앞서서 모범을 보여야 했다”며 자책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호주) 역시 걱정이 가득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주전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와 미키 판더펜(네덜란드)이 나란히 부상으로 벤치로 물러났다. 얇아진 선수층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바랄 뿐”이라며 “오늘 결과는 선수들의 탓이 아니다. 얇은 선수층 때문에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1월까지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기에 그들이 계속 뛸 수밖에 없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