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다잡은 경기를 허무하게 날려버려며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캡틴'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리그 4호골을 터뜨리며 자존심을 세운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토트넘은 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첼시에 3-4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6승 2무 7패(승점 20)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첼시는 승점 31을 확보하며 아스날(승점 29)과의 격차를 2점으로 벌리고, 2위에 위치했다.
토트넘, 초반 리드 이후 4골 내주며 역전패... 손흥민 만회골
토트넘은 4-3-3으로 나섰다. 손흥민-도미닉 솔란키-브레넌 존슨이 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파페 마타르 사르-이브 비수마-데얀 쿨루세프스키 중원을 맡았다. 수비진은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골키퍼는 프레이저 포스터였다.
첼시는 4-2-3-1 포메이션에서 니콜라 잭슨을 원톱에 두고, 제이든 산초-콜 파머-페드루 네투를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엔소 페르난데스-로미오 라비아, 수비는 마르크 쿠쿠렐라-리바이 콜윌-브누아 바디아실- 모이세스 카이세도, 골키퍼 장갑은 로베르트 산체스가 꼈다.
두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였다. 많은 슈팅 기회가 양산됐는데, 득점도 이른 시간에 쏟아졌다. 전반 5분 쿠쿠렐라가 미끄러 넘어지며 공 소유권을 잃은 것을 틈타 존슨의 컷백에 이은 솔란키의 오른발 슈팅으로 영의 균형이 깨졌다. 전반 11분에도 쿠쿠렐라의 실수가 발단이 됐다. 오른쪽에서 포로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2골의 리드를 챙긴 토트넘에겐 악재가 찾아왔다. 전반 14분 주전 센터백 로메로가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 자리를 라두 드라구신이 대체했다.
첼시는 곧바로 한 골을 따라붙었다. 전반 17분 왼쪽에서 산초가 안쪽으로 들어오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잠잠했던 손흥민은 전반 24분 모처럼 좋은 상황을 맞았다. 솔란키와 원투 패스 이후 문전으로 진입한 손흥민은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 위로 살짝 떴다. 전반 34분에는 손흥민이 띄어준 프리킥을 사르가 머리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았다.
전반 35분에도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무산되고 말았다.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이후 손흥민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패스를 투입했지만 솔란키의 디딤발에 맞으면서 슈팅 연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전은 토트넘의 2-1 리드로 마감됐다.
후반 3분 만에 첼시가 산초의 유효 슈팅으로 파상공세를 시작했다. 후반 12분 박스 바깥에서 구스토의 슈팅은 포스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비수마의 무리한 태클로 인해 카이세도가 넘어졌고,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파머가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후반 내내 고전하던 토트넘은 후반 24분 손흥민으로부터 후반전 첫 슈팅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공이 골문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토트넘은 좀처럼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첼시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8분 오른쪽에서 파머가 날린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며 페르난데스 앞에 떨어졌다. 페르난데스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토트넘은 후반 34분 반 더 벤, 쿨루셉스키, 비수마를 빼고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첼시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3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사르가 파머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파머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점수는 4-2가 됐다.
후반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고, 후반 51분에서야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왼쪽에서 매디슨이 수비수를 제치고 컷백 패스를 보냈고, 손흥민이 절묘하게 원터치 슈팅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손흥민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3-4로 패했다.
손흥민, 약 50일 만에 리그 득점... 토트넘의 기나긴 부진
손흥민은 지난 9월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멀티골로 쾌조의 시즌 스타트를 끊었으나 잦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리그 마지막 득점은 10월 19일 웨스트햄과의 8라운드 3호골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주로 슈팅을 아끼는 대신 파이널 패스나 플레이 메이킹에 치중하는 모습이 잦았다. 이러다보니 득점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지난달 29일 AS 로마와의 유로파리그에서 득점은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다.
이날 첼시전에서 손흥민은 90분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2-0으로 앞서갔지만 수비 불안과 집중력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팀이 2-4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 시간 매디슨의 도움을 받아 만회골을 터뜨렸다. 웨스트햄전 이후 약 50일 만에 나온 리그 골이었다. 또, 올 시즌 리그 4호골이자 공식 대회 시즌 5호골이었다.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90분 동안 1골을 포함, 슈팅 4회, 기회 창출 2회, 패스 성공률 83%, 터치 46회,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의 대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6점을 줬다. 이는 토트넘 팀 내 최고 평점이었다. '풋몹'도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7.8점을 매겼다.
토트넘은 상승세의 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풀럼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본머스-첼시에 연달아 패한 것이다. 시즌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토트넘의 순위는 고작 11위다. 주장 손흥민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2024-25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영국 런던 - 2024년 12월 9일)
토트넘 3 - 솔란키 5' 쿨루셉스키 11' 손흥민 96+'
첼시 4 - 산초 17' 파머(PK) 61' (PK) 84' E.페르난데스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