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강원FC 윤정환 감독이 김병지 대표이사로부터 축하를받고 있다.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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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의 퇴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말이었다. 지난 여름, 축구계에선 역대급 행보를 보이던 강원을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윤 감독이 다른 K리그 구단을 맡으러 떠날 수 있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벌써 정 코치를 차기 사령탑으로 염두에 뒀다'고 복수의 축구인, 축구계 관계자들이 말했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자주 '감독 정경호'를 입에 올렸다고 한다. 윤 감독도 이 소문을 모를 리 없었다. 2024시즌을 끝으로 강원과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윤 감독과의 재계약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의심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었다. 강원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축구인은 "이미 여름부터 김 대표와 윤 감독이 내년에 동행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순간부터 김 대표와 윤 감독 사이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처럼 데면데면했다. 윤 감독은 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 김 대표가 자신을 선수 시절 후배처럼 대하는 것에 불만을 느꼈고, 김 대표는 올해 성과가 온전히 윤 감독 능력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고 귀띔했다.
윤 감독은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강원에 연봉을 깎아서 온 만큼 일본 무대에서 받던 수준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지난달 29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윤 감독은 "강원의 준우승은 모두가 생각 못 했을 것이다.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은 어느 지도자나 같은 마음이다. 팀 관계자, 대표님께서 결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본지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강등이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이 되어 싸웠고, 함께 이겨냈다. 그리고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선수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우리는 준우승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다"며 "우리의 여정이 여기서 멈춘다 해도, 우리가 함께 이뤄낸 성과와 그 안에 담긴 열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강원이 더 큰 성공과 기쁨을 누리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새로운 길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작별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