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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관리는 상황마다 달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내 맘대로 기용' 대실패
손흥민 관리는 상황마다 달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내 맘대로 기용' 대실패
botv
2024-12-06 09:51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선수 관리를 한다고는 했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 공격수를 선발에서 빼고 중앙 미드필더를 집어넣은 것을 두고 관중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특히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선 선수의 상황이 그랬다.

토트넘 홋스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런 선택을 했다.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AFC본머스전에서 0-1로 졌다.

도미닉 솔랑케를 중심으로 브레넌 존슨, 데얀 클루세프스키가 스리톱을 섰다.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재미를 봤던 클루세프스키가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 복귀한 것이 눈에 띄었다.

허리에는 제임스 매디슨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이브 비수마와 파페 마타르 사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본머스의 공격진에 맞섰다.

손흥민은 벤치에 있었다. 지난 1일 13라운드 풀럼전에서 풀타임을 소화,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가 빡빡하게 있는 12월 일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됐다.

하지만, 최근 토트넘의 경기력은 다소 널뛰고 있고 손흥민에게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반 조커로 활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부상 복귀 후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조절하겠다는 것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렇지만, 출전 시간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이었다. 특히 A대표팀 소집을 앞뒀던 11라운드 입스위치전에서는 예상을 깨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홍명보 감독에게 손흥민의 출전 시간 조절이라는 협조를 부탁해 놓고 본인이 급하니 풀타임으로 체력을 소모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본머스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12분 사르를 대신해 들어갔다. 골을 넣으라는 의미였다. 손흥민 효과는 교체 1분 뒤 나왔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클루세프스키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나온 것을 맹수처럼 놓치지 않고 잡아 골망을 갈랐지만, 비디오 판독(VAR)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래도 공간을 침투하는 손흥민의 의지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전반 선수 구성이 이미 공격에서 밀리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손흥민처럼 역동적으로 공간을 돌파하는 유형의 공격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트피스에서 실점한 것을 만회하지 못했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부터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의 부상 회복이 더뎌 프레이저 포스터, 라두 드라구신과 벤 데이비스를 세웠지만, 빌드업에 문제가 생기며 본머스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운도 없었던 것이 17분 데이비스의 부상으로 페드로 포로가 급히 등장하는 모습도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종합지 '익스프레스'를 통해 "경기를 잘 시작했고 원하는 방식으로 제어했다. 그렇지만, 허망한 골을 내줬고 나쁜 실점도 했다. 상대가 원하는 경기력을 펼치도록 했다"라고 경기 전개에 문제가 있었음을 전했다.

팬들의 냉소에 대해서는 "저는 아무 문제가 없다. 저 역시 인간이라 (감정이) 좋지는 않지만, 잘 대응해야 한다. 일이 풀리지 않을 경우 좌절, 실망감이 생기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라며 안타까움도 덧붙였다.

토트넘은 12월에만 무려 9경기를 치른다. 일정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교체 출전은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완전한 휴식이 아닌 애매한 교체 시간 부여는 오히려 손흥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