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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결정력 떨어졌다? 손흥민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골 결정력 떨어졌다? 손흥민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botv
2024-12-05 15:52

재계약과 이적설, 에이징 커브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이 다시 한번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할 수 있을까.

손흥민이 주장을 맡고 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6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각)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2024~2025시즌 EPL 14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13경기에서 6승 2무 5패(승점 20)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올라 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4위 맨시티(승점 26)와는 6점 차이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소 저조한 승점에 그치고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2년차인 토트넘은 여전히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지난 11월 10일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에 1-2로 충격패를 당했고, 같은 달 24일에는 최근 부진에 빠진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4-0으로 대파하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이달 1일 풀럼을 상대로는 1-1로 비기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선두 리버풀(승점 35)을 제외하면 토트넘과 상위권과의 격차가 아직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중위권도 토트넘부터 13위 본머스(승점 18)까지 6팀간 승점차 2점이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어서 한 경기 결과로 순위가 크게 요동칠수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본머스를 잡으면 5위 브라이턴(승점 23)을 추격할수 있지만, 반대로 패하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수도 있다.

손흥민 개인에게도 본머스전은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17골 10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에이스로 인정받았지만, 올시즌에는 초반부터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으며 14경기에서 4골 4도움(리그 3골 4도움)을 기록중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첫 시즌을 제외하고 지난 2023-24시즌까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만큼 '꾸준함의 대명사'로 꼽혔다. 2022-23시즌에는 23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그런데 올시즌은 도움은 리그 7위지만, 득점은 전체 33위에 불과하며 손흥민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 없는 토트넘은 더 암울

시즌 초반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했던 손흥민은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후 예전 같지 않은 골결정력 문제로 현지 언론의 집중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32세가 된 손흥민의 '노쇠화' 우려를 지적하며 이를 토트넘 구단과 지지부진한 재계약 협상 문제와도 연계시켜 의구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달 30일 AS로마와 유로파리그 페이즈 5차전(2-2 무)에서 페널티킥(PK)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전반 36분과 40분, 두 차례 슈팅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하며 무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당시 BBC 해설가인 폴 로빈슨은 "손흥민 같은 선수는 6m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공을 골대 위로 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일 펼쳐진 풀럼과의 경기에서는 손흥민은 도미닉 솔랑케의 부상으로 인해 오랜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초반에만 또다시 결정적 득점 찬스를 2차례나 놓쳤다. 다시 영국 현지 매체 은 "손흥민이 경기 내내 보이지 않았다"면서 팀 내에서 가장 적은 평점 4점을 부여하며 혹평한 바 있다.

다만 스쿼드가 얇은 토트넘은 현재 공격수들의 잇단 이탈로 손흥민이 왼쪽 측면 공격수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득점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애초에 전통적인 원톱형 스트라이커가 어울리는 플레이스타일을 지닌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공격포인트 생산력과 팀 기여도가 지나치게 과소평가 받는 느낌이 있다. 몇 경기만 부진하거나 기대에 못미쳐도 과장된 비판을 하는 것은 영국 축구언론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전히 토트넘에 손흥민의 공격력을 대체할 선수는 없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기도 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24시즌 토트넘은 손흥민이 출전한 41경기에서는 '승률 54%, 평균 승점 2점'을 기록했으나 손흥민이 없었던 6경기에서는 '승률 33%, 경기당 평균 승점 1점'을 기록했고 세부 공격지표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며 그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증명한 바 있다.

또한 손흥민이 EPL 데뷔 이래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상대 중 하나가 바로 본머스였다. 통산 본머스전에서 12경기에 출전해 무려 7골(2골)을 터뜨렸다. 가장 최근에 본머스를 상대했던 지난 시즌 리그 맞대결에서도 손흥민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수년간 일정한 수준으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손흥민의 득점은 조만간 다시 터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개월 째 손흥민의 기량에서 거취 문제까지 선수를 흔드는 이런저런 의심과 추측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어차피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다. 묵묵히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뒤집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근 골 결정력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이 본머스전에서 시원한 리그 4호 득점포를 가동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