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벵 아모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신임 감독이 아스널 원정 경기를 맞아 앞선 경기 필드 플레이어 중 단 한 명도 같은 자리에 기용하지 않는 큰 폭의 실험을 단행했다.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4라운드를 가진 아스널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아스널은 2위 싸움을 이어갔다. 승점 28점이 되면서 2위 첼시와 승점이 같은 3위를 유지했다.
맨유는 아모림 감독 부임 후 컵대회 포함 2승 1무로 무패 행진 중이었지만, 처음 만난 강팀 아스널 원정을 넘지 못했다. 승점 19점에 머물렀고, 순위는 이날 승리한 애스턴빌라에 밀려 11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맨유의 선발 라인업 변화가 눈에 띄었다. 아모림 감독은 맨유 데뷔전 무승부 후 최근 2연승을 달렸고, 특히 바로 전 경기에서 에버턴을 4-0으로 대파했기 때문에 이날 라인업에 정착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코비 마이누의 공백을 메워야 해서 선발 라인업 2명 교체는 예상한 바였지만,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에버턴전에 이어 연속 선발 출장한 선수는 단 5명이었다.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 윙백 디오구 달로트,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뿐이었다. 게다가 포지션까지 그대로인 선수는 오나나 단 한 명이었다. 모든 필드 플레이어는 위치를 옮겨가면서 뛰고 있다.
상대팀에 따른 전술 변화, 그리고 부임 초반인만큼 다양한 선수를 테스트하려는 의도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전방은 지난 경기 2골을 넣었던 조슈아 지르크제이가 빠지고 라스무스 호일룬으로 바뀌었다. 그를 받치는 두 공격형 미드필더는 알레얀드로 가르나초와 메이슨 마운트였다.
중원 조합은 마우엘 우가르테와 페르난데스였다. 중원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페르난데스를 평소보다 후방 배치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달로트가 지난 경기 왼쪽 윙백이었지만 이번엔 오른쪽으로 돌아갔고, 왼쪽 윙백으로 타이럴 말라시아가 이번 시즌 처음 PL 출장 기회를 잡았다.
중앙 수비는 지난 경기 스리백 중 오른쪽 스토퍼였던 마즈라위가 왼쪽으로 이동했고, 한가운데였던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가운데는 해리 매과이어가 새로 투입됐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주도권을 잃어버린 맨유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말라시아를 빼고 아마드 디알로를 윙백으로 투입하면서 에버턴전으로 조금 회귀했다. 선제실점을 내준 뒤 마커스 래시퍼드, 지르크제이 등 에버턴전 득점의 주인공들을 거푸 투입하기도 했다.
마지막 공격 강화 카드로 안토니를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부터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는 안토니는 아모림 감독 부임 후 선발로 1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아스널전에서는 좋은 패스를 받아 마무리하지 못한 장면이 하나 있었다. 안토니에게 언제까지 기회를 줘야 할지도 아모림 감독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이날 경기력과 결과는 좋지 못했을지언정 길게 본다면 아모림 감독의 축구가 맨유에 빠르게 자리잡는데 도움이 되는 경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선수단 중 옥석을 가리고 전술을 이식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