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겨야 할 상하이, 못 이겨 화나
영입 없으면 16, 8강 가도 어려울 것
“내년에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16강, 8강에 진출하더라도 어려울 것이다.”
ACLE 리그에서 K리그1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작심 발언을 했다. 광주는 ACLE 동아시아 그룹에서 선두권을 지켰다. 그렇지만 이정효 감독은 상하이 하이강(중국)전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구단에 상위권에서 경쟁하려면 선수 보강이 필수라고 요구했다.
광주는 지난 3일 중국 상하이 푸둥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원정경기에서 상하이와 1-1로 비겼다. 광주는 4승1무1패(승점 13점)의 성적으로 동아시아 그룹 2위를 유지했다. 1위 요코하마 F.마리노스, 3위 비셀 고베(이상 일본)와 모두 4승1무1패로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 차로 순위가 나뉘었다. 24개 팀이 참여하는 ACLE는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12개 팀씩 나뉘어 리그 스테이지를 먼저 치른 뒤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오르는 16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포항 스틸러스(5위), 울산 HD(12위)와 함께 진출한 ACLE에서 광주가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며 선전 중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꼭 이겼어야 하는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화가 난다. 감독으로서 뭐라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화가 난다”고 했다.
이날 광주는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는 아사니(7골)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출전 선수 명단을 모두 국내 선수로 채웠다. 반면 상하이 명단은 화려했다.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구스타보를 비롯해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오스카르, 아르헨티나의 마티아스 바르가스 등 외국인 선수들이 광주의 골문을 조준했다.
그럼에도 광주는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허율의 선제 골이 터졌다. 후반 초반에는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페널티킥을 내주며 승점 3점을 따내는데 실패했다.
이 감독은 “우리가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다. 안일한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소극적으로 경기를 진행한 게 아쉽다”고 곱씹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이 감독은 “우리가 가진 스쿼드를 봤을 때 전반에 뛰는 선수와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 시즌에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는다면 ACLE 16강, 8강에 진출하더라도 우리 구단은 어려울 것”이라고 선수단 투자와 지원,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주는 이날 경기가 2024년 마지막 공식경기다 .이 감독은 “힘든 시즌을 치렀지만, 선수들은 칭찬해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해줬다. 오늘 경기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대등한 경기를 치른 점에 대해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오늘 중국 원정 경기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