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영국 축구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3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의 주장 마크 게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무지개 완장에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와 관련해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라고 보도했다.
무지개색 주장 완장 착용은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자선 단체 '스톤월'의 2024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진행되고 있다.
리그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3라운드 경기에 앞서 20개 구단 주장에 이를 배포했다. 게히 또한 이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다만 그는 주장 완장 위에 자신의 신념을 새겼다. 이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매체의 주장이다. ESPN은 "축구 경기에선 존중 및 청렴성을 장려하는 슬로건 혹은 엠블럼을 허용하고 있다. 레인보우 레이스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정치적이거나 종교적 혹은 개인적 슬로건 등의 이미지는 금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을 드러낸 게히의 행동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것은 게히뿐만이 아니다. 입스위치 타운의 주장 샘 모르시는 아예 무지개색 주장 완장 착용을 거부해 화제를 모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 은 3일 "모르시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 캠페인의 일환으로 프리미어리그가 착용하기로 한 무지개색 완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이집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며 이슬람적 색채가 강하다. 매체는 모르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이집트에선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입스위치 타운 또한 모르시의 선택을 존중했다. 구단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모르시가 무지개색 주장 완장을 착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를 반영했다. 그러나 이는 모르시의 선택이다. 구단 차원에선 성소수자와의 연대 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최대한 존중해 주기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과거에는 꿈꾸기 어려웠던 선수 개인의 주관적인 결정 또한 폭넓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스포츠 바이블, ESPN,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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