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허정무에 이어 협회장 선거 출마선언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가운데 또 다른 '축구인' 신문선 축구 해설위원이 선거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12년 만에 이뤄지는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경선은 다자 구도가 됐다.
신문선 위원은 3일 선언문을 통해 "타락의 대명사가 된 축구협회의 브랜드를 재단장하고, 영업 실적으로 축구협회 CEO로서 평가를 받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다자 구도가 그려졌다.
앞서 허정무 이사장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고, 정몽규 회장도 4선 연임 도전에 나섰다. 정몽규 회장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큰 문제 없이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전 축구협회 부회장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후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단일화' 등 최종 구도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정몽규 회장은 처음 회장직에 도전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경선을 치르게 됐다.
당시 정 회장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후 2, 3선을 할 때는 홀로 입후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연임에 성공했다.
경쟁자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지만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축구협회 규정상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대표, 전국 연맹, K리그1 12팀 대표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을 비롯해 고등 및 대학 선수, K3·K4 및 WK리그 선수, K리그1·2 선수, 축구 동호인 선수, 아마추어 및 프로팀 지도자, 심판 등 약 200명이다.
이중 각 시도협회장, 연맹 단체장들이 정 회장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축구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제명된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을 시작,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 국정 감사 등에 참석해 질타받았다. 이후에도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의 여론 조사 따르면 4선 연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61%에 달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축구인들이 정몽규 회장에게 표를 보낸다면 축구계 전반에 대한 팬들의 실망과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차가운 시선이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정몽규 회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리얼미터의 여론 조사에서도 허 전 이사장은 19.5%의 지지를 받아 정몽규 회장(7%)에게 크게 앞서며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박지성(35.9%)이다.
선수, 지도자, 행정가 등 '축구인'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축구계에서는 허정무 전 이사장이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축구협회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출마 선언 때 공약했던 파주NFC의 부활, 시도협회 재정 자립 방안 추진 등은 세부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축구계의 '야권'으로 평가받는 신문선 위원은 그동안 대한축구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쓴소리를 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더불어 선수와 축구 해설위원뿐만 아니라 구단 대표, 대한체육회 이사, 교수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도 신 위원의 장점이다.
신 위원이 출마하자 축구계에서는 정몽규 회장을 반대하는 선거인단의 표가 갈릴 수 있다면서 허 전 이사장과 신문선 위원의 후보 단일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신 위원은 "단일화는 축구 철학과 비전 등이 맞아야 한다". 정 회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긍정적인 답을 했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신문선 위원은) 축구계에서 탁월한 해설을 하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