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홍은동] 강동훈 기자 = 올해 도민구단 강원FC의 돌풍을 이끌며 프로축구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윤정환 감독이 최고 사령탑으로 인정받았다. 감독상을 수상한 윤정환(51) 감독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도 “올해 ‘핫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저희만의 축구 색깔 보여준 결과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29일 오후 서울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윤 감독은 각 구단 감독(30%)과 주장(30%), 미디어(40%) 투표에서 환산 점수 65.69점을 받아 같이 후보에 오른 김판곤 울산 HD 감독(55·17.33점)과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55·16.98점)을 따돌리면서 시상식대에 올랐다.
윤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과 지도력 속 강원은 올 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사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간 끝에 가까스로 잔류했던 터라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38경기에서 19승(7무12패)을 거두며 창단 16년 만에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이변’을 일으킨 셈이다.
K리그1에서 우승팀 외 사령탑이 감독상을 받은 건 지난 2020년 당시 포항 스틸러스를 3위로 이끈 김기동 FC서울 감독 이후 4년 만이다. 역대를 놓고 봐도 2005년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끈 장외룡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0년 당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끈 박경훈 수원 삼성 단장 등에 이어 네 번째다.
윤 감독은 “감독상을 받게 돼 뜻깊다”고 운을 뗀 뒤 “선수단과 스태프 그리고 프런트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받을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올해 강원의 축구를 보시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거로 생각한다. 작년보다 많이 달라졌고, 저희만의 축구 색깔을 보여줬다. 또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래서 많은 표를 주신 것 같다. 또 좋은 팀 분위기 등 여러 부분을 생각해 주신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로 지난 동계훈련을 짚었다. 윤 감독은 “다른 팀들은 대부분 동남아로 갔지만 저희는 튀르키예로 갔다. 튀르키예에서 비밀리에 훈련하고자 해서 간 건 아니었다. 거기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며 “튀르키예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올해 K리그에서 일을 낼 수 있겠다는 예상을 했었다. 그때 성과가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7년 전, 세레소 오사카를 이끌고 J리그컵과 일왕배 ‘더블’을 달성해 감독상을 수상한 윤 감독은 한국 지도자 최초로 K리그와 J리그에서 감독상을 받은 사령탑이 됐다. “그때 당시엔 성적이 좋았고 우승까지 해서 받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생각지도 못했다”는 그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K리그와 J리그에서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감독이 됐다는 것에 있어서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윤 감독은 내년에도 강원과 동행을 계속 이어갈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계약 연장 협상에 돌입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진 못하고 있다. 이에 강원 팬들은 이날 윤 감독이 시상식대에 오르자 큰 목소리로 재계약을 바라는 목소리를 냈다. 각종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강원 팬들은 윤 감독의 재계약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윤 감독은 이에 대해 “강원의 준우승은 생각 못 했을 거다. 그만큼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거기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은 건 어느 지도자든 마찬가지”라며 “대표님 등 관계자분들께서 결단하셔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도민구단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감독으로선 그런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재계약은 계속해서 협의 중이다. 아직 결정 나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