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2위 충남아산과 K리그1 11위 대구FC가 28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스타트를 끊는다. 충남아산 홈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이 보수 공사에 돌입하면서 중립지인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승강 PO 1차전을 펼친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승강 PO는 1, 2차전 승리수, 득실차, 연장전, 승부차기 순으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양팀의 2차전은 내달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다. 대중의 관심은 아무래도 '추락한 명가'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의 승강 PO에 더 쏠리겠지만, 충남아산과 대구의 맞대결도 뜨거울 이유는 충분하다. '가물치' 김현석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은 이번 시즌 K리그2 최대 돌풍팀으로, 다이렉트 승격한 K리그2 우승팀 안양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1부 리그를 넘볼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객관적 전력상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울 거란 전망을 뛰어넘어 당당히 리그 2위를 차지했다. 50대 후반의 나이에 프로 첫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는 시즌 구상대로 리그에서 세번째로 많은 득점(60골)을 올리는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K리그2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주닝요는 입단 첫 시즌 20개의 공격포인트(12골 8도움)로 충남아산의 공격을 이끌었고, 1m81 단신 골키퍼 신송훈은 10번의 클린시트(전체 4위)로 팀이 승강 PO에 오르는 데 뒷받침했다. 2013년 2부 강등을 경험한 대구는 '두 번의 강등'은 없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인천에 1대3으로 패하는 등 최근 분위기가 썩 좋진 않지만, 승강 PO에 맞춰 '리빙 레전드' 세징야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건 호재다. 충남아산 수비진이 경험하지 못한 파괴력을 지닌 'K리그1 크랙' 세징야와 'K리그2 크랙' 주닝요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대구와 충남아산의 승강 PO 2차전이 열리는 12월 1일 오후 4시, K리그1 10위 전북은 서울 목동종합운동장 원정을 떠나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인 이랜드와 승강 PO 1차전을 치른다. 11위를 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낸 전북은 이미 체면을 구겼다. 승강 PO를 통한 잔류는 전북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올해 전북에 합류한 베테랑 풀백 김태환은 지난 24일 광주와의 정규리그 최종전(1대1 무)을 마치고 "우리의 승강 PO 상대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준비를 잘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전북이라는 엠블럼을 한 번 더 바라봤으면 좋겠다. 우리 팀의 자존심이 많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런 걸 만회할 수 있도록, 또 팬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압도하는 경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결국 최강 스쿼드에 걸맞은 경기력에 포커스를 맞췄다. 전북이 상대하는 이랜드는 '김도균표 공격 축구'로 무장한 팀이다.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전남에 먼저 2골을 헌납한 뒤 빠르게 2골을 따라잡아 2대2 무승부를 만들어 상위팀 우선 원칙에 따라 승강 PO에 올랐다. 지난해 수원FC를 이끌고 승강 PO를 밟아 극적인 1부 잔류를 이끌었던 김도균 감독은 "1부 팀이 심리적 압박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전 승리 영웅 공격수 김신진은 "겁내지 않고 부딪히면 전북도 상당히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싸움닭 같은 느낌으로 전북을 괴롭히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팀의 2차전은 12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 2023시즌엔 K리그1 강원과 수원FC가 승강 PO를 거쳐 가까스로 잔류에 골인했다. 올해는 어떨까? 수많은 축구인의 예상대로 1부 팀이 그대로 잔류할까, 아니면 대이변이 펼쳐질까? 28일과 12월 1일, 8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