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지난 시즌 혹평을 듣던 김민재가 유럽대항전에서도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나폴리(이랕리아) 시절 역대 최고의 수비력을 넘어서는 공수 만점 활약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를 이끌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이 27일(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 있는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PSG(프랑스)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 홈 경기에서 김민재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김민재가 중앙 수비수로 무실점 경기는 물론 세트피스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며 순위를 11위(3승 2패·승점 9)까지 끌어 올렸다. 반면 2연패를 당한 PSG는 26위(1승 1무 3패·승점 4)까지 떨어졌다.
UEFA는 이번 시즌부터 주관하는 클럽대항전 방식을 변경했다. 이전처럼 그룹을 나눠 조별리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 본선 진출 팀들을 포트로 분류한 뒤 무작위로 추첨해 8개 팀과 홈앤드어웨이 승부를 통해 토너먼트에 직행하는 팀들을 나눈다. 36개 팀 중 1위부터 8위까지만 토너먼트로 직행한다. 9위부터 2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고, 그 아래 12팀은 탈락한다.
김민재와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도 이날 경기에서 기대를 모았다. 이강인이 후반 19분 교체 출전하면서 지난 2011년 12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바젤 경기에서 맨유의 박지성, 바젤의 박주호가 적으로 만난 이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13년 만에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다만 PSG가 퇴장으로 한 명 적은 상태에서 출전해 이강인이 활약을 펼치기엔 무리였다.
뮌헨은 이날 4-2-3-1 전형으로 나섰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비롯해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가 수비를 구축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요슈아 키미히가 수비를 보호했고 2선에는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포진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출격했다
원정팀 PSG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마트베이 사포노프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쵸,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가 지켰다. 최전방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망 뎀벨레,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나와 득점을 노렸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기다렸다.
김민재는 뎀벨레 제로톱으로 나온 PSG 공격진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측면에서 들어오는 뒷공간 패스마저 우파메카노와 함께 차단하면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높은 위치에서 상대 전진 패스를 미리 차단하는 장면은 물론 우스망 뎀벨레와 박스 안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 각을 최대한 좁히면서 끝까지 따라갔다. 뎀벨레가 끝까지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한정된 각도로 때렸고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전반 38분 김민재가 결승 골을 터뜨렸다. 요슈아 키미히가 처리한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휘어들어 왔고 사포노프가 이를 쳐내려 했다.
그런데 사포노프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골문 바로 앞에 있던 김민재가 이를 머리로 밀어 넣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이 슈팅은 기대 득점이 0.39에 불과했다. 거리는 아주 가까웠지만, 수비수가 많았기 때문에 보통 페넕니킥의 기대 득점 값인 0.7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김민재는 강하게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포효했다.
후반에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대단한 수비력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후반 11분경 뎀벨레가 데이비스에게 발목 쪽으로 강하게 태클이 들어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PSG가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뮌헨이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후반 19분 자이르-에메리와 교체되면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했다. 이강인은 교체 직후 프리킥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누누 멘데스가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면서 흘러 나가고 말았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PSG는 마지막까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김민재가 최종 크로스를 헤더로 걷어내면서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대로 1-0으로 끝냈다. 주심이 곧바로 종료 휘슬을 불었고 노이어는 김민재를 번쩍 들어 올리며 축하했다. 해리 케인을 비롯한 동료들도 다가와 김민재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뮌헨은 7경기 무실점 승리를 가져갔고 김민재가 MVP급 활약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폿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3%(55/59), 기대 득점 0.39, 정확한 롱패스 성공 2회, 태클 성공 1회, 차단 1회, 클리어링 7회, 헤더 클리어 4회, 인터셉트 2회, 수비 액션 13회, 리커버리 3회, 지상 경합 성공률 67%(2/3), 공중볼 경합 성공 50%(1/2)로 대단한 수치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