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은 최하위가 자동 강등되고, 11위팀이 K리그2 2위팀과, 10위팀이 K리그2 3~5위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K리그2로 다이렉트로 내려가는 꼴찌만 피한다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게 강등권 팀들의 계산이었다. 전문가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승강 PO가 부담스러운 무대기는 하지만, K리그1 강등권 팀들의 전력이 K리그2 상위권 팀들을 압도한다"는게 중론이었다.
이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10위 전북 현대는 모두가 부담스러워할만한 전력이다. 올 시즌 무언가에 홀린 듯 내리막을 거듭했지만, 스쿼드만 놓고보면 '우승팀' 울산 HD 수준이다. 11위 대구FC에는 '세드가(세징야+에드가)'라는 절대 에이스가 있다. 조직력도 탄탄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많다. K리그2 대표로 올라온 2위 충남아산, 3위 서울 이랜드의 전력을 크게 앞선다. 객관적인 '팩트'다.
하지만 단기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북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광주FC와 1대1로 비겼다. 총력전이었음에도, 내용과 결과 모두 잡지 못했다.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그나마 티아고의 골도 상대 실수 덕이었다. 올 시즌 전북을 괴롭힌 추가시간 실점은 이날도 반복됐다. 시즌 내내 꼬였던 매듭을 마지막에도 풀지 못하고, 찜찜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구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세드가'를 아끼는 등 승강 PO를 앞두고 힘을 뺐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에 1대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대구는 2연패 포함, 스플릿 라운드를 무승(2무3패)로 마쳤다.
반면 충남아산과 이랜드는 상승세다. 충남아산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충북청주에 4대1 대승을 거두며 2위 탈환에 성공했다. '결국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어코 승강 PO 직행을 이뤄낸만큼, 성취감은 더욱 컸다. 얇은 스쿼드로 고군분투한 충남아산은 3주 가까이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했다. '패해도 본전'이기에 '부담없이 해보자'는 의지로 가득하다. 특별한 부상자도 없다.
이랜드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PO에서 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2대2로 만들며 승강 PO에 올랐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PO를 통해 겨울 축구 분위기를 익힌 것도 소득이었다.
단기전은 누가 더 변수를 통제하느냐, 누가 더 흐름을 타느냐 싸움이다. 여전히 전북과 대구가 우위에 있지만, 무게추가 조금씩 가운데로 옮겨지고 있다. 더욱이 전북-이랜드, 대구-충남아산, 네 팀 모두 승강 PO는 처음이다. '이변'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역대 승강 PO는 6승6패로 팽팽했다. 1차전 결과에 따라, 흐름은 또 요동칠 전망이다. 1차전에서 패한 팀이 뒤집은 케이스는 딱 2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