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3년 만의 '코리안 더비'가 펼쳐질 수 있을까.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PSG)의 빅매치가 예정된 가운데 뮌헨 수비수 김민재와 달리 PSG 공격수 이강인의 선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뮌헨과 PSG는 오는 27일(한국시간) 오전 5시 독일 뮌헨에 위치한 푸스발 아레나 뮌헨(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UCL 리그 페이즈 5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부터 36개 팀 체제로 개편된 챔피언스리그는 단일 리그로 예선 단계를 치른다. 총 8경기를 치러 1~8위는 16강에 직행하고 9~24위는 다시 녹아웃 플레이오프를 치러 나머지 8팀을 가린다. 25~36위는 그대로 유럽 대항전에서 탈락한다.
뮌헨은 2승2패, 승점 6으로 36개팀 중 17위에 위치해 있다. PSG는 1승1무2패, 승점 4로 25위를 기록 중이다.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 최소 24위 안에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승리가 급한 팀은 PSG다.
이 경기는 김민재와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민재 소속팀 뮌헨은 경기를 이틀 앞둔 25일 구단 SNS에 홍보 포스터를 게시했다. 김민재와 이강인이 나란히 그려졌다. 김민재가 공을 몰고 질주하고 이강인이 김민재 뒤를 달리는 모습이었다.
뮌헨은 "미리 보는 꿈의 무대. 벽 세우자 민재!"라고 적으며 이번 시즌 철벽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가 다시 한번 철벽 모드를 가동해 줄 것을 기대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 주축으로 뛰고 있다. 이번 PSG를 상대로도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최후방 수비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도 김민재 선발을 예측하고 있다. 독일 매체 TZ는 PSG전 예상 선발 명단에 콘라트 라이머, 우파메카노, 김민재, 알폰소 데이비스로 구성된 철벽 수비진이 가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매체들도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예측했다. 르 파리지앵은 독일 TZ와 달리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하파엘 게헤이루 라인을 전망했다.
다만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매체마다 갈리고 있다. 보통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의 선발을 예측하고 있지만 독일은 벤치에서 시작할 거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이강인,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강인의 자리를 랑달 콜로 무아니가 대신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민재 선발을 예측했던 르파리지앵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 윙어로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에 뎀벨레, 왼쪽에 바르콜라가 이강인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했다.
레퀴프 또한 바르콜라, 뎀벨레, 이강인 스리톱이 가동될 것으로 봤다. 프랑스 매체들은 가짜 9번 역할을 이강인이 아닌 뎀벨레가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독일에서는 갈렸다. TZ는 아예 왼쪽에 바르콜라, 오른쪽에 뎀벨레가 위치하고 가짜 9번에 이강인이나 콜로 무아니가 아닌 마르코 아센시오를 예상했다.
예측이 갈리는 가운데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면 UCL에서 13년 만에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CL에서 코리안 더비가 펼쳐진 건 13년 전으로 2011년 12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과 바젤에서 뛰던 박주호가 맞붙은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바젤이 맨유를 2-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박주호가 박지성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후 바젤은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나 맨유는 탈락해 유로파리그로 떨어졌고, 아틀레틱 빌바오에게 패해 16강 탈락했다.
두 선수가 만난 후 UCL에서 한동안 코리안 더비가 열리는 일은 없었다. 손흥민이 홀로 챔피언스리그를 누볐고, 이후 김민재, 이강인, 오현규, 양현준, 황인범, 설영우 등이 가세했으나 아직 서로 맞붙어 본 적이 없다.
일단 김민재와 이강인 모두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선발은 아니더라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뮌헨에 이적해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김민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임하자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는 콤파니 감독 성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면서 김민재는 더욱 탄탄한 입지를 갖게 됐다.
독일 매체 TZ는 "뮌헨의 수비는 투헬 시절보다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콤파니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콤파니 감독 신뢰를 받고 있으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을 선호하는 콤파니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고 분석했다.
이강인 또한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벌써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와 동률이다. 지금까지의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다면 마요르카 시절 6골 6도움을 넘어서 커리어 하이를 새롭게 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윙어나 측면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가짜 9번 역할도 소화하면서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요구하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 중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처음에 그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강화했다. 매우 좋은 수준의 퀄리티를 가진 선수다. 득점, 어시스트 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함을 통해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며 "다재다능한 선수다. 놀라운 자질을 갖추고 있고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공을 잃지 않는다. 가짜9번으로 나서도 매우 자유롭게 플레이한다"고 칭찬했다.
사진=연합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