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경기력이 널 뛰는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에는 주전 골키퍼를 잃었다.
토트넘은 지난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이 도움 1개를 기록하고 제임스 매디슨의 두 골, 브레넌 존슨과 페드로 포로가 각각 한 골씩 터뜨렸다.
강약강악의 모습을 보이는 토트넘은 승점 19점, 6위로 올라섰다. 반면, 맨시티(23점)는 2위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1위 리버풀(31점)에 8점 차로 벌어지며 우승 경쟁이 쉽지 않음을 알렸다. 특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리그컵을 포함, 공식 대회 5연패에 빠졌다.
그 시작이 토트넘과의 리그컵이었고 리그에서도 또 패했다는 점에서 뼈 아프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재계약을 알리기 무섭게 다시 졌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토트넘 승리의 원동력 중 하나는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이 있어 가능했다. 이날 옐링 홀란드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는 등 무실점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이다. 강한 전방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빌드업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등 수비 보호에도 앞장섰다. 총 선방이 5개로 에데르송(3개)보다 2개나 많았다.
놀랍게도 비카리오는 수술대에 올랐다. 전반 경기 중 포로와 사비뉴가 섞인 상황에서 충돌해 통증을 호소했다. 후반에도 계속 출전해 큰 문제가 없는 줄 알았지만, 검진 결과 발목 골절이 확인됐고 수술을 피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공지를 통해 '비카리오가 오늘(25일)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발목 골절이 확인됐다.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우리의 의료진과 함께 확인하겠다'라고 전했다.
비카리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때때로 축구는 최고치에 오르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저는 발목뼈가 골절된 채로 에티하드에서 60분 동안 뛰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토트넘에 제공했다. 안타깝게도 이를 피할 방법이 없었고 수술이 필요했다. 당분간 팀에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실망스럽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빠른 회복에 따른 복귀도 약속했다. 그는 수술은 잘 됐고, 내일부터는 더 강하고 건강하며 다시 모든 것을 바칠 준비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출신 비카리오는 세리에A 엠폴리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리그 38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위고 요리스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는 평가와 마주했다. 토트넘의 성적이 완전하지 않아도 비카리오 개인 기량은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은 리그에 사실상 전념 중이었다. 리그컵과 유로파리그(UEL)에는 30대 중반의 프레이저 포스터가 출전 중이었다. 비상등이 켜진 토트넘은 포스터에게 남은 시즌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포스터는 지난 2022년 여름 사우스햄턴에서 이적했다. 2022-23 시즌 리그 14경기, UCL 2경기 출전이 최선이었다. 비카리오 영입 후에는 철저한 대기 명단에만 있는 '2번' 골키퍼였다.
그렇지만, 비카리오의 이탈로 당장 수습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중앙 수비수 미키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 라두 드라구신과 벤 데이비스로 대체 중인 상황에서 굴리엘모 변수까지 만나게 됐다. 포스터가 경험을 앞세워 얼마나 견뎌내느냐가 토트넘의 남은 시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