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남정훈 기자= 허정무 前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현재 무너지는 대한축구협회를 보면서 출마를 결심했고, 자신은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뉴스 1에 따르면 허정무 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팬들은 허 전 감독의 의사 표명은 이전에 기사를 통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 전 감독은 팬들의 기대에 힘입어 드디어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 전 감독은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축구협회가 흔들리고 있는데 축구인이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는 비판을 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축구인을 대변해서 나서야 한다고 느꼈고, 이렇게 작게나마 용기를 냈다"라고 밝혔다.
허 전 감독은 이어서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 대한축구협회(KFA)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 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으로 협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대한민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허 전 감독은 행정가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2012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사퇴한 뒤, 2013년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대한축구협회에 복귀했다. 정몽규 회장 바로 밑에서 같이 일을 했던 그는 2014년 7월에 월드컵 참사를 일으켰던 홍명보 감독을 유임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일주일 만에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후 그는 2015년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부총재로 선출됐으며 2019년까지 활약하며 K리그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2020년에는 대전 하나 시티즌의 재단 이사장직에 부임해 구단 운영을 탄탄하게 이끌었고 유소년들에게 투자를 많이 했다. 가장 큰 발굴은 현재 스토크 시티의 배준호의 능력을 알아본 뒤 대전으로 영입한 것이다.
그 후 2023년에 스스로 직책을 내려놓은 뒤 드디어 대한축구협회 회장까지 출마하게 된 것이다. 허 전 감독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한국 축구의 해결 방안으로 △동행 △공정 △균형 △투명 △육성 등 5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허정무 감독은 마지막으로 "축구인들이 단합하고 화합하여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그래야 대한민국 축구가 변할 수 있고, 다시 도약할 수 있다. 내가 가려는 이 길은 분명 가시밭길이다. 거대한 장벽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기로 했다.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주시길 바란다.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유쾌한 도전을 시작하겠다"라고 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12월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며,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8일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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