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과 같은 1992년생. 그리고 팀의 레전드 중 한 명. 하지만 현재 받는 대접은 손흥민과 같다. 결국 ‘이집트 왕자’가 오랫동안 정들었던 리버풀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재계약 제안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5일 지난 24일 열린 리버풀-사우샘프턴전(리버풀 3-2 승)이 끝난 후 무함마드 살라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살라흐는 경기 후 “벌써 12월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아직도 여기(리버풀)에 남으라는 제의를 받지 못했다”며 “아마도 내 미래는 잔류보다 이적 가능성이 더 크다. 모두가 알고 있듯 난 오랜기간 리버풀에 있었다. 이런 (훌륭한) 클럽은 없지만 잔류하냐 마느냐는 내 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살라흐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된다. 손흥민과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계약 제안이 없었다는 것은 리버풀이 살라흐와 재계약에 다소 미온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이룬 무수한 업적처럼, 살라흐 역시 리버풀에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리버풀 소속으로 통산 367경기에서 223골(99도움)을 넣었고 리그 우승 1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 무수한 우승을 함께 했다. 이번 시즌도 벌써 10골·6도움을 기록하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살라흐가 재계약을 언급하며 팀을 떠나겠다고 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살라흐는 시즌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에서 3-0 대승을 거둔 뒤 “모두 알다시피 내가 이 클럽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다. 그냥 즐기고 싶다. 아직은 클럽에서 그 누구도 재계약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발언 이후 영국 현지에서 리버풀이 곧 살라흐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왔고, ‘Here we go’로 유명한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리버풀이 살라흐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박싱데이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재계약 제안이 없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실망감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살라흐는 “난 팬들을 사랑한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 문제는) 나나 팬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기다려야 한다. 내가 지금 당장 은퇴하는 것은 아니니 그저 경기에만 집중하고 시즌에 집중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노리겠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