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 예산 10억 원을 삭감한 데 대해 구단 측이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와 같은 시민구단이 시의회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건 이례적이다. 다음달 한국프로축구연맹 재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제재를 받는 구단의 운영난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일 광주FC 대표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의회가 광주FC ACLE 참가 지원금 10억 6천7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노 대표는 "광주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요청했던 것은 광주FC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시민의 자긍심을 북돋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지, 도움을 주지 않는 시의회의 결정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가 광주FC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 100억 원 규모로 구단 측은 외국인 선수 영입, ACLE 진출에 따른 해외 체류 비용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2023년 24억 원, 올해 30억 원을 금융권에서 대출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재정 건전화 제도에 따라 자본 잠식 상태를 개선하지 못하면 1군 무대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광주FC는 올 초 과대 계상한 예산안을 낸 탓에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는 제재를 받았다.
광주 구단의 재정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프로축구연맹은 25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광주FC만 이달 말까지 올해 가결산과 내년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다음 달 예정된 재무위원회에서 광주FC가 낸 예산안이 기준에 미달하면 프로축구연맹은 인건비 상한선을 지정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여름에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전력 보강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적된 문제가 전혀 시정되지 않은 경우 재무위뿐 아니라 상벌위가 열려 승점 삭감 등 조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광주FC 측은 "지난해 광주시의회 예산 심의가 끝난 직후 ACLE 진출이 확정됐고 비용 40억 원 중 10억 원의 지원을 시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주시의회는 광주FC가 아무 협의 없이 지출부터 한 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보전해달라는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어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명진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은 "지난해 말 ACLE 진출이 확정된 이후 올해 상반기 추경 예산 심의 때라도 예산안을 낼 수 있었다"며 "이번 추경 지원 요구는 구단 재정난 해소를 위한 미봉책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FC는 지난해 K리그1 3위를 기록하며 창단 후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달 광주 홈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전과 일본 원정 경기인 가와사키전, 용인에서 치른 조호르전까지 3연승을 기록했으며 지난 5일 일본에서 열린 고베전에서 처음으로 졌다.
광주FC는 오는 27일 홈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하이 선화와 5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