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2025년 3월 A매치 기간 팬들과 재회를 기약했다. 손흥민은 2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올 한해 행복하게 대표팀 생활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 마음이 대표팀을 더 배고프게 하고 성장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올해 대표팀을 이끌고 우여곡절을 겪었다.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나선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0-2로 완패해 고개를 숙였다. 지난 3, 6월 A매치 기간을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보낸 손흥민은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후에는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그는 지난 10월 A매치 2연전은 부상으로 결장했다.
뜻깊은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올해 들어서만 10골을 터뜨리며 처음으로 한해 두 자릿수 A매치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는 A매치 51번째 득점도 기록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50골)을 뛰어넘어 역대 남자 선수 가운데 A매치 최다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복귀해 오는 24일 맨체스터 시티와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를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로 징계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이의를 제기했다. 징계의 정당성은 수용하지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구단 입장이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 중 7차례 선발 출전한 벤탕쿠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중용하는 선수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가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손흥민이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렸으나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면서 지난 9월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