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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토트넘! 반성 'NO' 손흥민 안 챙기더니, 벤탄쿠르 아끼네…"토트넘, 벤탄쿠르 항소 고려 중"
충격의 토트넘! 반성 'NO' 손흥민 안 챙기더니, 벤탄쿠르 아끼네…"토트넘, 벤탄쿠르 항소 고려 중"
botv
2024-11-20 09:26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받은 징계 건에 대해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19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은 내용을 다루면서 "토트넘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권리가 있으며, 그들은 다음 단계를 고려하고 있다"며 "토트넘은 출장 정지 징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결과에 대해 당혹감과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 징계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8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벤탄쿠르가 이번 징계를 받은 이유는 FA규정 중 E3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벤탄쿠르에게는 가중 위반 혐의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E3 가중 위반 규정은 E3.2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E3.1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부적절한 행위나 폭력적인 행동, 모욕적인 언행 등에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 벤탄쿠르는 방송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방송 진행자인 현지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포르 라 카미세타' 진행자인 라파 코텔로는 벤탄쿠르에게 토트넘 선수의 유니폼을 요청하면서 손흥민을 손흥민의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한국인이라고 지칭했다. 이를 알아들은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그들(한국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으니 말이다"라고 답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영상이 넷상에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릭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를 전했지만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만 받았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에게 따로 사과를 받았다며 입장을 밝혔지만,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영국 현지 매체들, 심지어 인권단체까지 나서서 벤탄쿠르를 비판했다. 토트넘은 내부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벤탄쿠르가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PL)가 인종차별 퇴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벤탄쿠르는 리그 자체적으로 내리는 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결국 조사를 마친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벤탄쿠르에게 7경기 결장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벤탄쿠르는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독립 규제 위원회를 상대로 자신의 발언의 의도를 설명했지만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타임즈'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프로그램 진행자가 손흥민을 한국인으로 지칭하자 이를 점잖게 지적하기 위해 반어법을 사용해 말한 거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하면서 벤탄쿠르에게 기존과 같은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매체는 또 "벤탄쿠르는 위원회에 제출한 입장문에서 진행자가 손흥민을 한국이라고 지칭한 게 부적절한 표현이었고, 자신의 발언은 농담을 섞어 진행자를 꾸짖기 위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벤탄쿠르는 사건이 터진 후 사과했던 것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된 사과가 아닌 인터뷰 내용 일부분이 편집되어 공개된 점에 대한 사과라고 했다"라며 벤탄쿠르의 사과가 결국 손흥민보다는 방송사를 위한 사과에 가까웠다고 했다.

그러나 독립 규제 위원회는 "우리는 증거와 모순되는 벤탄쿠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그가 제시한 증거와 입장을 모두 고려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더라도 벤탄쿠르의 발언은 모욕적었고 부적절했다는 판단이 든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벤탄쿠르의 징계가 확정되면서 토트넘도 큰 타격을 입었다. 토트넘은 당장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치러지는 맨체스터 시티전부터 벤탄쿠르를 기용하지 못한다. 또한 첼시전, 리버풀전,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처럼 주요 경기에서도 벤탄쿠르를 기용할 수 없다.

이에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징계 강도를 낮추기 위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벤탄쿠르에게 내려진 징계 수위가 높다는 건 비단 토트넘만의 생각이 아니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는 몇몇 팀들도 잉글랜드축구협회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징계가 상당히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텔레그래프'는 첼시의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와 맨체스터 시티의 로드리가 국가대표팀에서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저질렀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조사를 피한 사례를 언급했다. 지난 2020년 베르나르두 실바가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은 것이나 에딘손 카바니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토트넘이 벤탄쿠르의 징계를 두고 충분히 항소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손흥민이 인종차별적 발언의 대상이 됐을 당시 침묵하던 토트넘이 벤탄쿠르에게 징계가 내려지자 허겁지겁 항소를 준비하는 모습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벤탄쿠르가 직접 연락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던 지난 6월 한동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다 사태가 마무리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나서야 입장문을 통해 내부적으로 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황희찬이 상대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을 때 울버햄프턴이 곧바로 성명을 낸 것과 달랐던 토트넘의 태도는 팬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