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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방콕] 'K리그2 7년차' 전남이 김현석 감독 선임한 이유..."고민에 밤잠 설치지만 난 도전하면 결과물 냈다"
[IN 방콕] 'K리그2 7년차' 전남이 김현석 감독 선임한 이유..."고민에 밤잠 설치지만 난 도전하면 결과물 냈다"
botv
2025-01-23 09:40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방콕)] 전남 드래곤즈는 무려 6년 동안 K리그1 승격에 실패한 한이 있다. 한을 풀러 '가물치' 김현석 감독이 왔다. 고민과 부담감 속에서도 "인생은 도전이다. 도전을 하면 항상 결과물을 냈다"고 자신감을 밝히는 김현석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남에서 새 도전에 나선 김현석 감독은 태국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김현석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선수 시절 울산 현대 호랑이(현 울산 HD)에서 활약을 하면서 K리그를 뒤흔들었고 국가대표로도 23경기를 소화했다. 울산에서 은퇴를 한 뒤 코치 생활을 했고 강릉중앙고, 울산대에서 감독 생활을 하다 2022년 충남아산 사무국장에 부임하면서 행정가 생활을 시작했다.

충남아산 사무국장을 2년 동안 한 뒤 2024년 박동혁 감독 후임으로 충남아산 사령탑이 됐다. 첫 프로 감독이기에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으나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충남아산은 선두 싸움을 이어가다 최종 2위에 올랐다. 김현석 감독의 프로 감독 경력, 충남아산의 인프라와 투자 규모를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였다.

대구FC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서 승격은 좌절됐지만 김현석 감독 능력은 인정받았다. 김현석 감독은 충남아산과 1년 계약이었고 2024년 후 계약 만료가 되는데 동행 대신 새로운 팀에서 도전을 택했다. 많은 러브콜을 뒤로 하고 전남으로 갔다 .전남은 2019시즌부터 K리그2에 있었다. 2021시즌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기도 했지만 승격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시즌 최종 4위에 오르면서 K리그2로 내려온 후 최고 순위를 기록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이랜드에 패하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전남은 2025시즌 승격을 목표로 나서는데 김현석 감독을 선임했다. "인생은 도전이다"는 김현석 감독의 각오와 "무조건 승격이다"는 전남의 각오가 만나 태국에서 뜨거운 분위기 아래 훈련을 하는 중이다.

김현석 감독은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가 가득한 목소리로 '인터풋볼'과 인터뷰에 임했다. "밤잠을 설친다"고 하며 고민을 밝히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하 김현석 감독 인터뷰 일문일답]


-충남아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고 전남에 왔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전술적인 부분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선수들이 잘 쫓아오고 있다. 연습 경기를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선수들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어 연습 경기를 할 때 걱정이 됐는데 나름대로 잘했다.

다가오는 K리그2는 더 힘들 것 같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내려왔고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서울 이랜드가 있다. 걱정이 크다. 충남아산에서 행정 일을 한 부분이 경험이 된다. 어떻게 구단을 운영하고 예산 부분을 편성하고 책임져야 하는지 면밀히 알게 됐다. 그 부분이 현장에 돌아와 감독을 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충남아산보다 전남은 기대치가 더 높은 팀이다.

전남은 K리그2로 온 지 7년 정도 됐다고 하더라. 차근차근 승격을 위해서 준비 중인데 광양제철 소장님도 만나고 구단 분들 만나고 들어보면 올해 승격에 대한 의지가 크시더라. 올해는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내가 왔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편으론 밤에 잠을 잘 못 잔다. 가위도 눌리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한 두 시간 자고 다시 눈 뜨고 생각을 하다 잠깐 자고를 반복한다. 선수들 관리나 기용에 대한 고민이 계속 든다. 전술적인 생각도 마찬가지다. 전술에 맞는 최적의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방콕 전지훈련 끝나면 바로 시즌이라 지금 찾아야 하기에 더 고민이 크다. 여러 옵션들을 가지고 검토를 하는 과정이다.

-그래도 확실한 외인들이 대거 합류했다.

공격에 발디비아, 호난, 레안드로가 있고 하남, 김도윤도 보유했다. 심혈을 기울여 데려온 선수는 알베르띠다. 우루과이 선수이고 우루과이 좋은 팀에서 270경기 정도를 소화한 미드필더다. 연습 경기도 뛰고 훈련을 보는데 정말 좋다. 경기당 12km는 뛰고 있고 외인들에게 잘 없는 수비 능력도 보유했다. 셔틀런 테스트 구단 1등이다. 아주 다부진 선수다. 연습 경기 때도 보면 활동량으로 중원을 장악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온 만큼 조직력이 중요할텐데?

충남아산 때 스쿼드보단 낫지만 중요한 건 간절함이다. 간절함을 가지고 덤벼야 한다. 나태해지면 안 된다. 선수들에게 가장 인지를 시키는 부분이다. 가지고 있는 실력은 분명히 있고 나도 그걸 봤기에 간절함만 장착을 한다면 우린 성적을 내고 K리그1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선수 개인적으로 봐도 간절하게 잘하려고 하면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할 수 있다고 동기부여를 넣는다.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시즌 전남에 가장 큰 문제는 수비였다.

김경재, 노동건, 구현준 등을 데려왔고 홍석현, 유지하, 고태원, 장순혁이 남았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 조합을 잘 맞춘다면 나아질 것이다.

-발디비아에게 주장 완장을 준 이유는?

오자마자 외국인 주장 선임에 대해 언급했다. 구단에선 "감독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발디비아는 광양 GOD이고 전남 에이스다. 선수들에게 우선 추천을 받으려고 했는데 누구 말이 나오지 않아 방콕 첫 훈련 때 내가 뽑는다고 말을 했고 발디비아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니 모두가 박수를 보내더라.

부주장은 김경재, 김예성, 박태용인데 각자 역할이 있다. 김경재가 발디비아를 도와 전체 선수단 중심을 잡고 김예성은 중간, 박태용은 더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소통을 하는 창구 역할을 맡을 것이다. 확실한 생각으로 주장단을 구성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데 부담감을 더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도 마찬가지인데 K리그2 모든 팀들이 승격만 바라본다. 사실 다이렉트 승격은 한 팀이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하고 느낀 게 많다. K리그1와 K리그2는 어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인데 K리그2 팀들은 더 정신 무장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자신감을 계속 심으려는 이유다.

선수를 11명만 쓰면 되는데 빠지는 선수들도 챙겨야 하고 같은 방향성과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더 관리를 잘할까, 어떻게 더 선수들을 챙길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며 밤잠을 설친다. 매일 미팅을 하며 스태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하고 토론을 한다. 충분히 의논을 하면서 전체적인 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퇴근해도 퇴근한 느낌이 아닐 것이다.

광양에 있을 때는 오후 10시 즈음에 퇴근을 했다. 출근시간은 오전 7시였다. 영상을 보면서 체크를 하고 외인 영입을 준비하고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할 게 많았다. 여기 와서도 거의 비슷한 생ㅎ왈을 하고 있다. 코치들은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도전 정신으로 자신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항상 "인생은 도전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인생 전체를 돌이켜보면 도전을 했을 때 결국 결과를 냈을 때가 많았다.

선수 때부터 도전을 하면 결과물을 냈다. 프로 첫 감독이던 충남아산 때도 예상 순위가 꼴찌던 팀을 준우승까지 시켰다. 어려운 도전을 성공하면서 새로운 팀에 왔다. 은퇴를 하는 순간까지 계속 도전을 할 것이다. 도전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자신감과 절실함이 있어서다. 나만의 자신감이 있어 비판을 받거나 우려의 시선을 받아도 '내가 한번 해보겠다'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결국에는 이루어지는 걸 봤다. 선수 때 돌이켜보면 특출난 선수가 아니었다. 간절한 노력으로, 또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 그 정신이 날 여기까지 이끌었다. 선수 시절엔 K리그 모든 기록을 거의 다 내가 가지고 있었다. 코치 때도 리그 우승, ACL 우승도 했고 남들은 늦었다고 했던 프로 감독으로 부임하고서도 성과를 냈다. 그 바탕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전남에서도 그 정신을 이어가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전남 목표는 무조건 승격이다. 견제되는 팀이 있을까.

수원, 인천, 부산 아이파크, 서울 이랜드 정도가 가장 위 수준으로 분류된다고 본다. 이 팀들을 상대로 승점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 이 팀들한테 지고 다른 팀들에 이긴다고 해도 승격을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생각으로 시즌에 임할 것이다. 걱정이 되는 건 수도권에 팀들이 많아 원정길에 힘들 것 같다는 점이다. K리그2 역사상 가장 난타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