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패배한 후 부진한 경기력에 티비를 부순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사과했다. 그러나 '또 안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브라이튼에게 1-3으로 패배한 후 아모림 감독은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며 "이후 유로파 리그에서 레인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는 기자들에게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는 보도를 전했다.
앞서 맨유는 지난 19일 홈 구장인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4-25시즌 EPL 22라운드 경기에서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에 1-3으로 패배했다. 브라이턴전에서는 공수 모든 부분에서 갑갑한 플레이 패턴을 보였다. 전반전부터 상대 민테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시작했으며 실책성 플레이도 간혹 보였다.
현재 맨유는 7승5무10패, 승점 26점으로 13위다. 15위까지 떨어진 토트넘과 2점 차, 12위 크리스탈 팰리스와는 1점 차다.
아모림 감독의 분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아모림 감독은 "(우리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이 되고 있다"며 "변화가 필요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말하기 어렵지만 우린 이 문제를 인정하고 피해선 안된다. 프리미어리그 팀이 이렇게 많이 패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수들의 해이한 경기력을 질타했다.
만 40세로 스포르팅CP를 지휘했던 아모림 감독은 지난해 11월 에릭 텐 하흐 전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자 젊은 아모림 감독의 지도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아모림 감독은 선수단 일부의 일탈적 행동과 더불어 기복이 두드러지는 경기력에 골을 싸맸다.
이 화는 약 80분 동안 형편없었던 사우샘프턴전에서 불이 붙었다. 후반 37분부터 디알로가 해트트릭을 만들기 전까지 안토니의 찬스미스, 회일룬의 동선 방해 등의 엉망진창 경기력에 아모림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브라이턴전에서 대폭발했다. 1-3으로 패배한 후 아모림 감독은 급기야 드레싱룸에 있던 티비를 박살내며 선수단의 각성을 요구했다.
영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준 전술분석에 이용되던 티비가 아모림 감독의 분노에 못 이겨 파손됐으며 레인저스전을 치르기 전에 수리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모림 감독의 분노는 그간 감독의 화에 익숙한 선수들에게도 분명 놀라운 것"이라며 "경기 직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아모림 감독은 그동안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냉정한 분석을 선호하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아모림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저는 젊은 사람이고 가끔 (이런 방향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난 후에는 되도록 말을 아낀다"며 자신의 실책을 사과했다. 아울러 "하지만 브라이턴전에서는 말을 해야한다고 느꼈는데 그게 실수였다. 이렇게 되고 저는 긴장에 긴장이 겹친 채로 기자회견에 가게 됐고 결국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맨유의 경기력이 융기하는 동안 아모림 감독의 감정도 한동안은 무수히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개선하도록 노력은 하겠다"는 발언을 남겼다.
한편 맨유는 오는 2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에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레인저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사진= AP통신, 게티 이미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