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서포터스 회장 송영진3월8일 K리그1 개막전서 이벤트
20년의 꿈… 잠 안 올 정도로 설레
“새 시즌 개막전을 기대하세요. 멋진 낭만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단 11년 만에 처음 프로축구 K리그1으로 승격한 FC안양은 예전부터 서포터스 ‘레드’의 열성적인 응원이 유명했다. 22일 서울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송영진(36) 레드 회장도 다르지 않았다. 팀 로고를 새긴 롱패딩을 입고 가방에는 각종 배지까지, 팀을 향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오는 3월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첫 홈 개막전에서 멋진 이벤트를 벌이기 위해 운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20년을 기다린 순간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올 정도”라고 말했다.
경기 안양에는 원래 ‘LG 치타스’가 있었다. 팬들이 ‘A.S.U. 레드’라는 이름으로 서포터스를 결성한 건 1997년. 레드는 국내 처음으로 홍염을 사용하는 등 K리그 응원 문화를 선도했다. 안양 토박이인 송 회장 역시 초등학생이던 1998년 무렵부터 “동네 형들 따라다니며 걸개도 걸고 응원도 하며” 서포터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던 그에게 2004년 초 ‘우리 팀’이 갑자기 ‘남의 팀’이 된 사건은 충격이었다.
“연고 이전을 승인한 프로축구연맹 항의 시위를 위해 축구회관까지 온 적도 있었죠. 평촌자유공원에 엄청나게 많은 시민이 모여 규탄 집회도 했는데 끝내 안양을 버리더라고요.”
서울 팀(FC서울)이 된 옛 팀을 쫓아다니며 항의 집회를 열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시민구단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민단체와 시가 힘을 모은 끝에 2013년 FC안양의 깃발을 올렸다. 송 회장은 “창단 첫 경기에서 서포터스석을 가득 채우고 응원했다. 응원하느라 바빠서 정작 경기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요즘은 싱글벙글이다 올해 꿈에 그리던 안양과 서울의 더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2월 22일 2라운드에서 원정으로 첫 대결을 벌이고, 5월 6일 12라운드에서 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이후 정규 라운드에선 8월에 다시 만난다.
FC안양의 상징색은 보라색이다. 송 회장은 “서울과 맞붙을 때 안양종합운동장을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면서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안양이 살아있다는 것, 이렇게 열렬히 연고 팀을 사랑하는 낭만 가득한 서포터스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