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이번 시즌 한지 플릭(59·독일) 감독을 만난 하피냐(28·바르셀로나)가 반전을 이뤘다. 지난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유력한 방출 후보였던 그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발롱도르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하피냐는 22일 오전 5시(한국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7차전 벤피카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하피냐는 2골을 넣으며 바르셀로나의 5-4 대역전승에 이바지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벤피카 원정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30분 만에 반젤리스 파블리디스(26)에게 해트트릭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1-3으로 밀리던 후반 19분 하피냐가 행운의 추격골을 넣었다. 상대 골키퍼가 낮게 찬 공이 하피냐 머리에 맞았고, 이 공이 절묘한 궤적을 그리면서 벤피카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난타전을 벌인 두 팀은 4-4 균형을 맞춘 채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벤피카가 코너킥 상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곧바로 바르셀로나의 역습이 시작됐다. 한 번에 넘어오는 공을 차지한 하피냐가 벤피카 진영에서 상대 수비수의 타이밍을 뺏은 뒤 왼발로 결승포를 터트렸다. 이 골로 바르셀로나는 벤피카 원정에서 승점 3을 추가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벤피카전 하피냐에게 평점 9.2점을 매겼다. 바르셀로나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90분 동안 경기장을 누빈 하피냐는 득점 2회, 슈팅 7회, 패스 성공 46회(성공률 84%), 기회 창출 3회, 드리블 성공 3회, 지상 볼 경합 성공 5회 등 공격에서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벤피카전에서 승리와 함께 공격 포인트 2개를 추가한 하피냐는 이번 시즌 33개 공격 포인트(22골·11도움)를 쌓았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모하메드 살라(32·리버풀)와 오마르 마르무시(25·프랑크푸르트) 다음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살라와 마르무시는 각각 39개(22골·17도움), 34개 공격 포인트(20골·14도움)를 기록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에 따르면 하피냐가 앞으로 2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한다면 지난 시즌 ‘발롱도르 2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게 된다. 살라보다 공격 포인트가 적지만, 이미 수페르코파 트로피를 거머쥔 하피냐가 라리가, UCL, 코파 델 레이 등 타 대회 트로피를 더한다면 발롱도르 수상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브라질 국가대표인 하피냐는 2022년부터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다. 지난여름 방출 후보였던 그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으나, 잔류를 택했다. 이후 플릭 감독을 만나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하피냐는 바르셀로나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드리블, 슈팅, 기회 창출, 리더십 등을 선보이며 핵심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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