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나가!"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익숙한 구호다. 지구 반대편 런던에서도 이 구호가 유행(?)인가 보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비난의 화살'이 손흥민을 거쳐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향했다.
토트넘은 1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2라운드에서 에버턴에 2-3으로 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7승 3무 12패(승점 24점)로 15위에 위치하게 됐다.
경기력도 결과도 최악이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PL 10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게 됐다. 순위도 15위까지 내려앉았다. 강등권에 직면한 것이다. 토트넘이 기록한 12패는 18위 입스위치 타운과 같은 패배 횟수다.
'주장' 손흥민도 이날 패배의 책임을 떠안게 됐다. 경기 종료 후 토트넘 선수단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간 손흥민이었다. 그러나 팬들은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한 영상에 따르면 몇몇 토트넘 팬 무리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손흥민을 향해 "재수 없는 X"라며 욕설과 야유를 난무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비난은 이어졌다. 경기 후 영국 'TBR 풋볼'은 "불행하게도 손흥민은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버턴 팀을 상대로도 다시 한번 활약하지 못했다. 마이키 무어가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무어는 에버턴의 수비진을 향해 달려가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급했다. 이는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토트넘 팬들은 그 모습에 반응했다"라고 언급하며 몇몇 토트넘 팬들의 의견에 주목했다.
주장을 박탈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한 팬은 "무어는 주장감이다. 당장 그에게 주장 완장을 줘야 한다. 완전히 솔직하게 말하면 손흥민이나 제임스 매디슨보다 무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팬들도 이에 동조했다. "손흥민은 물러나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팀의 주장이라서 무어를 대신해 손흥민을 내리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비난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장 안에서 비난을 받은 것은 손흥민뿐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레비 회장이다.
영국 공영 방송 'BBC'의 맥널티 기자는 22일 '토트넘 팬들이 레비 회장을 경멸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공유했다. 그는 "나는 어제 구디슨 파크에 있었고 적어도 토트넘 팬들의 원성을 소음으로 판단하면 그들이 누구를 비난하고 있는지 아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레비 회장을 비난하는 응원가를 불렀다. 하프타임에 토트넘을 향해 매우 거친 반응을 주다가 경기 막판에는 그냥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겨냥한 구호는 따로 감지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 이어 레비 회장까지 이날 수난을 당했다. 토트넘 팬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