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안양)
FC 안양의 든든한 살림꾼이자 동료들의 멘탈 코치를 자처했던 김정현이 MVP 수상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유병훈 감독이 이끄는 안양은 9일 오후 2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경남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39라운드 홈경기에서 경남과 2-2로 비겼다. 전반 22분 채현우의 골로 앞선 안양은 전반 29분 도동현에 실점했다. 후반 14초 문성우의 골로 다시 앞선 안양은 후반 35분 실점, 무승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라운드 우승을 확정한 안양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축포가 터지고, 우승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선수단은 즐겁게 샴페인을 뿌리며 우승의 기쁨을 자축했다.
경기 후 만난 김정현은 "홈에서 경기를 해서 실감이 이제야 난다. 내년이 기대된다"라고 우승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3연패했던 때"라고 위기의 순간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많은 이들이 김정현의 K리그2 MVP 수상을 점치는 가운데, 김정현은 "발롱도르를 로드리가 받았죠?"라고 반문하면서 "현대 축구의 흐름이죠. 로드리!"라며 같은 포지션의 로드리(맨체스터 시티)를 언급하며 어필했다. 그러면서도 "크게 욕심 없고, 동료가 받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진짜, 진짜, 뼈를 깎았다. 정말로 온 몸을 불사질렀다, 정말"이라고 힘겨웠던 2024시즌을 되돌아본 그는 "같이 뛴 동료들도 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솔직히 경기에 나오지 못한 뒤에 있는 선수들이라 생각한다. 그 선수들이 숨은 MVP다. 고생이 많았다. 경기 뛰는 사람들은 그들대로 스트레스가 있지만, 경기를 안 뛴 선수들은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에 묵묵히 뒤에서 희생해준 게 더 많이 생각난다"라고 팀을 위해 희생한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 입단한 안양의 브라질 외인 야고는 본의 아니게 금쪽이에서 따온 야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K리그1 팀으로 이적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다시 팀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유 감독과 선수들이 고생 아닌 고생을 하기도 했다. 야고 개인적으로는 모친상 등 불행한 가정사까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야쪽이의 전담 멘탈 코치로 나선 게 바로 김정현이었다. 아동 전문가 오은영 박사에서 따온 '김은영 박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는 불현듯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듯 "아, 스트레스!"라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야고가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고, 내가 2년 반 동안 안양에 있었는데 '억까'가 많더라. 올핸 단레이 부상도 있었고, 작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야쪽이의 케어는 뒤에서 그냥 진짜 열심히, 죽기 살기로 수비를 한 것"이라고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