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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olumn] '10위→1위' 콘테의 나폴리, 작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if.column] '10위→1위' 콘테의 나폴리, 작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botv
2025-02-20 13:47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최근 10경기 7승 3무. 올 시즌 나폴리의 상승세가 무섭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이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잃었음에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리그컵인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16강전에 라치오를 만나 패배하면서 탈락했지만, 리그에서는 25경기 17승 5무 3패로 승점 56점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안토니오 콘테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3년 3월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직에서 경질된 후 1년 넘게 휴식을 취한 뒤 나폴리의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토트넘 시절 선수 활용의 실패와 함께 체력 관리의 부족 문제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이 그 이유였다. 특히 전술적인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그의 감독 커리어 내내 약점으로 지목되었다.

나폴리의 상황 또한 매우 좋지 못했다. 2022-23시즌 역사적인 우승을 달성한 뒤 맞이한 작년은 나폴리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뤼디 가르시아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지만 중도에 경질되었으며 팀의 에이스였던 흐비차의 기복과 빅터 오시멘과 팀의 마찰 문제 또한 불거졌다. 결국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과 리그 10위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의 시작은 매우 중요했고 이에 대한 적임자로 콘테가 선택된 것이다.

콘테의 나폴리는 리그 1라운드 헬라스 베로나와의 경기에서 0-3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현지 매체에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다음 10경기에서 9승 1무를 거두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기존의 선수들이 살아나고 영입생들이 적재적소에 활약해주면서 현재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 리그에서 단 19실점, 수비 안정화의 핵심은 '영입생' 부온조르노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역시 수비다. 현재 리그에서 25경기 19실점으로 경기당 0.76실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리그에서 1위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극강의 수비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6실점)와 헤타페(18실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48실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이번 시즌 나폴리의 수비 안정화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선수는 바로 영입생 알레산드로 부온조르노다. 1999년생으로 현재 막 전성기에 접어든 그는 토리노가 키워낸 선수로 7년 동안 토리노에서 뛰며 실력을 입증했다. 현대축구에서 희귀한 왼발잡이 센터백이며 지능적인 수비를 기반으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능력 또한 그의 강점이며 토리노에서 주장으로 임명될 만큼 리더십이 뛰어나다. 그가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작년이었는데 팀은 리그에서 9위를 기록했지만 최소 실점 4위를 기록하며 단단한 수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에 따르면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가로채기 1.7회로 팀 내 1위이며 리그에서는 5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하위권을 형성하는 베로나, 엠폴리, 몬차의 수비수들이 1위부터 4위까지를 차지한 것을 보면 이는 대단한 수치다. 평점은 7.11점으로 팀 내 1위, 리그에서는 수비수 중 1위다. 2022-23시즌 김민재의 활약과 비슷한 셈이다. 현재 그의 파트너로 아미르 라흐마니가 주로 나서고 있는데 피지컬을 활용한 수비와 빌드업 능력이 강점이기에 서로를 보완해주며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엄청난 활약에 이탈리아 레전드 수비수 또한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이탈리아'는 작년 11월 인터밀란과 나폴리의 12라운드 리그 경기 이후 "전 AC밀란의 레전드 수비수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는 이 센터백이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코스타쿠르타는 "그는 상당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키엘리니는 약간 거친 스타일의 수비를 했지만 이 점으로 봤을 때 부온조르노는 그의 후계자일 수도 있다"며 "그는 항상 신중하며 피지컬적으로 강하고 인터밀란을 상대로 완벽한 수비의 표본을 보여주는 2번의 가로채기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그가 작년 12월 말 부상으로 2달 가까이 빠지면서 나폴리의 수비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이 기간 동안 백업 센터백 주앙 헤수스가 좋은 활약으로 팀의 무패 행진에 기여했다. 그럼에도 직전 25라운드 라치오전에서 선발로 돌아온 부온조르노의 복귀는 나폴리의 후반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중요할 때 한 방, 해결사들이 많아졌다


이번 시즌 나폴리의 컨셉은 확실하다. 바로 '이기는 축구'다. 현재 리그에서 17번의 승리 중 9번이 1점 차 승리다. 한 골로 승부가 갈리는 축구에서 승점을 따내기에 이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득점은 41점으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지만 골들이 다양한 선수들에게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누구나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현재 팀 내 득점 1위는 바로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다. 그는 리그에서 23경기 9골 7도움을 기록하며 콘테의 믿음에 부응하고 있다. 인터밀란에서 콘테와 함께 좋은 기억이 있으며 항상 이탈리아 무대에서는 괜찮은 활약을 보여준 루카쿠였기에 시즌 초반부터 많은 공격포인트를 생산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아지며 점점 팀에 녹아들었고 패스 능력 또한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중사' 스콧 맥토미니는 이탈리아 무대에서도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인 그는 팀에 데뷔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 동안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벤치 자원으로 뛴 시기가 더 많지만 나올 때마다 많은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원래는 득점력이 높은 미드필더는 아니었지만 저번 시즌 맨유에서 자신의 장기를 찾은 그는 총 10골을 넣으며 대단한 기록을 세웠고 보통 이 골들은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하지만 좋지 않은 기본기와 심한 기복은 그의 큰 단점이었고 결국 작년 8월 맨유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에서 맥토미니의 기량은 만개했다. 현재 리그에서 22경기 6골 2도움으로 팀 내에서 루카쿠에 이어서 득점 2위다. 또한 그의 경기당 슈팅 횟수는 2회로 팀을 떠난 흐비차의 2.9회에 이어 팀 내 2위이며 경기당 드리블 성공 횟수 또한 1.6회로 흐비차의 3.1회에 이어 2위다. 이렇게 그의 공격 관련 수치가 모두 팀 내 상위권인 이유는 나폴리의 전술과 관련이 있다.

영국 'BBC'의 축구 저널리스트이자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 '미나 루키'는 작년 10월 콘테와 맥토미니가 나폴리에 혁신을 일으킨 방법에 대해 말했다. 이에 따르면 나폴리는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는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지만 공격 시에는 4-2-3-1 또는 4-2-4 포메이션으로 변형되며 맥토미니는 루카쿠와 함께 최전방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가공격 시에 후방에서 연계 플레이를 하기보다 직접 골을 몰고 다니거나 박스 안으로 직접 침투해 루카쿠와 골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과 더불어 기본적으로 많은 활동량과 성실한 수비 가담까지 지녔기에 그는 현재 확고한 주전으로 나폴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25경기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전성기에 올라선 잠보 앙귀사, 센터백과 윙백이 모두 가능한 수비수임에도 리그에서 3골을 집어넣은 지오반니 디 로렌초, 이적생 다비드 네레스 등 다양한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또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본머스의 필리프 빌링과 AC밀란의 노아 오카포를 임대로 영입하면서 공격의 다양성은 더욱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안토니오 콘테, 전술적 유연성에 활동량을 더하다

콘테 감독은 유럽 축구 전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들었던 트로피의 개수와는 별개로 3백에 있어서는 최고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유벤투스의 선수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달렸던 그는 감독으로서도 유벤투스에서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당시에 3백을 기반으로 한 철옹성 같은 수비로 이탈리아 무대를 장악했고 이후 첼시로 넘어와서는 잉글랜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3백으로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인테르와 토트넘에서도 3백을 사용했는데 토트넘 시절 말기에는 3-4-3을 사용하면서 현대 축구에 중요한 중원 장악의 부족과 함께 윙백들의 좋지 않은 공격력에 문제를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시즌 나폴리에서도 리그 초반 3백을 사용했다. 라흐마니를 중심으로 디 로렌초와 부온조르노를 기용했는데 윙백인 파스콸레 마조치와 마트아스 올리베라의 공격력이 좋지 않았고 맥토미니를 2명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기용하기에는 애매하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5라운드 유벤투스전부터 4백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콘테의 나폴리는 기본적으로 수비 시에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지만 공격 시에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인 맥토미니가 최전방까지 올라간 4-2-4 포메이션으로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 선수들의 숫자를 늘린다. 측면의 윙어들 또한 넓게 벌려서기보다는 직접적으로 공격 작업에 관여를 한다. 흐비차가 있었을 때는 안쪽으로 좁혀들어와 많은 슈팅을 했지만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다비드 네레스는 왼쪽에서 왼발 킥 능력을 활용해 도움을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히려 반대쪽의 마테오 폴리타노가 직접적인 슈팅으로 골을 노리는 중이다. 측면 수비수들 또한 공격 작업에 참여하는데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하프스페이스 침투를 많이 가져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네레스의 부상으로 인한 윙어들의 부족과 왼쪽의 스피나촐라와 올리베라의 부상으로 4-3-3 포메이션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직전 라치오와의 경기에서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이렇게 콘테는 전술적인 유연성에 있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더해 공격 시 최대한 많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엄청난 활동량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첼시나 토트넘 감독 시절부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악명이 높았던 그는 이번에도 프리 시즌 기간 선수들의 체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훈련을 실시했다.

작년 7월 나폴리 지역지 '코리에레 델 메초조르노'는 "콘테 감독의 훈련에는 공을 가지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의 많이 하는 등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세션에는 스프린트, 스트레칭 그리고 필드 랩 등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된다"고 보도하며 콘테식 지옥 훈련에 대해 전했다.

이 훈련 때문에 실제로 토트넘에서는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현재 나폴리에는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장 디 로렌초 또한 지난 1월 유벤투스와의 중요한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첫 번째 단계에서 많이 성장했다. 최근 우리는 경기장 내에서 최대한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감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현재 전술에서 활동량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 장기 레이스에 강한 콘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탈리아 무대에서만 4번의 리그 우승을 거뒀다. 리그의 운영에 있어서 늘 강점을 드러냈던 콘테는 이번 시즌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경쟁팀들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인터밀란은 승점 54점으로 나폴리와 2점 차이가 나지만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며 아탈란타 또한 승점 51점으로 우승권 경쟁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27라운드 인터밀란과의 경기가 우승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선수들의 숫자 부족이다. 측면 수비수인 스피나촐라와 올리베라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디 로렌초의 혹사가 계속될 전망이며 윙어 네레스의 이탈 또한 나폴리의 공격에는 매우 뼈아프다. 그리고 중원은 뎁스 자체가 너무 얇다. 맥토미니, 로보트카, 앙귀사가 확고한 주전이지만 이들 외에는 마땅한 자원이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브라이튼에서 빌리 길모어를 영입했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적응이 덜 된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번 겨울 본머스에서 데리고 온 빌링은 이번 시즌 많이 출전하지 못했기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더해 많은 체력이 필요한 전술인만큼 선수들이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지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콘테의 선수 활용 능력은 늘 증명되었다. 전성기가 지났거나 부진에 빠진 선수들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바꿔 위기를 넘긴 사례들이 매우 많다. 유벤투스 시절의 폴 포그바, 첼시 시절의 빅터 모제스, 토트넘 시절의 에릭 다이어가 대표적 사례다. 현재 공격진에서 벤치에 머무르고 있는 지오반니 시메오네, 자코모 라스파도리, 노아 오카포는 잠재력이 충분한만큼 콘테 밑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다. 선수들의 이탈로 위기에 봉착한 후반기는 콘테에게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글='IF 기자단' 4기 박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