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재계약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한 이유는 토트넘 홋스퍼 내부에서 손흥민에 대한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장기적으로 팀에서 뛰기 힘들 거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언제 에이징 커브로 인해 기량이 크게 꺾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 셈이다. 철저히 이익 위주로 돌아가는 기업 입장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낭만을 챙겨야 하는 축구 클럽이 구단의 레전드에게 지나치게 차갑게 대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19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TBR 풋볼'의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의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해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을 시도하려다 포기했는데, 이번 시즌 손흥민이 부진에 빠지자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재계약을 맺은 채로 손흥민의 경기력이 바닥을 쳤다면 구단은 곤란한 입장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피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BR 풋볼'은 소식통을 인용해 "우리는 토트넘 구단 관계자들이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토트넘의 수뇌부는 현재 손흥민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 자신들의 재계약 협상 철회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판단 중"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해 손흥민의 기존 계약 만료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손흥민 측과 재계약에 대해 논의하려고 했으나 돌연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능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이적설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지난해 한동안 튀르키예 리그를 포함한 다수의 유럽 클럽들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과 이적설로 얽혔다.
토트넘의 최종 결정은 계약 연장 옵션 발동. 지난 2021년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던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것이었다. 토트넘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손흥민의 잔여 계약 기간이 6개월 안쪽으로 줄어든 지난달 초였다.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기로 한 토트넘의 선택이 왜 늦어졌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TBR 풋볼'에 의하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맡길 계획을 세운 만큼 오랫동안 팀을 이끌 감독의 전술에 잘 맞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에서만 17골 10도움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걸 비롯해 부상과 체력 문제를 겪으면서 기량이 떨어졌고,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현재 부진한 이유가 자신감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TBR 풋볼'도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는 경기장 바깥에 동상이 세워질 만한 선수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번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손흥민이 소화하는 경기 시간이 길고, 휴식을 충분하게 취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도 손흥민은 시즌 10골 8도움(리그 6골 7도움)을 올리면서 토트넘 공격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지만, 토트넘은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체계와 잘 맞는다면 재계약을 논의하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재계약 협상은 시작됐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토트넘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손흥민 측이 토트넘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손흥민이 이번 여름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언론은 "토트넘의 고위 관계자들이 손흥민과의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접은 이유는 손흥민의 장기적 활약에 대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토트넘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과거의 기량을 다시 찾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주전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은 이유가 손흥민의 기량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짚었다.
손흥민 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이전부터 그랬듯 해외 구단들이 손흥민의 상황에 주목하고 잇다는 내용의 주장도 섞었다.
'TBR 풋볼'은 "손흥민 측에서도 토트넘이 왼쪽 윙어를 비롯해 여러 공격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건 손흥민이 토트넘의 장기적인 계획에서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와 미국 최상위 축구 리그인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손흥민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고려하는 선수가 바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힘들게 임대 영입한 마티스 텔이라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 출신 유망주 텔은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독일 뮌헨으로 건너가 설득했을 정도로 토트넘이 영입 과정에서 많은 공을 들인 공격 자원이다.
이제 20세가 된 텔은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측면 공격수 역할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나면 텔을 손흥민 대신 키우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BR 풋볼'은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텔을 영입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일정 액수의 금액을 지불하면 텔을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조항까지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돌아봤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5000만 파운드(약 905억원)를 바이에른 뮌헨에 내고 텔을 완전히 품을 수 있다.
텔 역시 토트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BR 풋볼'은 "텔은 토트넘에 있는 걸 좋아하고, 현재 런던에서 거주 중"이라며 텔이 토트넘과 런던에서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