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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 세리머니 보며 너무 화났다” 이정효 감독 말에 오후성 “정신 차리고 더 집중하겠다” [MK광주]
“동점골 세리머니 보며 너무 화났다” 이정효 감독 말에 오후성 “정신 차리고 더 집중하겠다” [MK광주]
botv
2025-02-20 06:01

2월 1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A조(동아시아 지역) 8차전(최종전) 광주 FC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경기.

광주는 경기에 앞서 이정효 감독이 예고한 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그래서였을까. 광주는 전반전에만 2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후성이 후반에만 멀티골을 쏘아 올렸다. 오후성의 활약에 힘입은 광주는 홈 부리람전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오후성은 “우리가 준비한 게 있었지만 전반전엔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솔직히 팬들에게 죄송한 경기력을 보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후성은 이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이정효 감독께서 전반전을 마친 뒤 ‘부끄럽다’고 말씀하셨다. 선수들과 ‘우리가 준비한 걸 보여주자’고 다짐했었다. 감독님 말대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드리려고 했다. 만족하진 않는다. 후반전을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 우리가 더 정신을 차리고 매 순간 집중하도록 하겠다.”


이 감독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날씨가 대단히 추웠다. 그런 날씨에 경기장에 와주신 팬들에게 이젠 ‘미안하다’는 말도 못하겠다. 매우 부끄럽다. 오후성 선수가 멀티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동점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 하는 걸 보고 화가 너무 많이 났다. ‘저 정도로 만족을 하는구나’, ‘아직도 멀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감독의 말이 이어졌다.

“동점골을 넣은 뒤엔 볼을 빨리 가지고 가서 역전시킬 생각을 해야 했다. 그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걸 느꼈다. 나는 우리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우리 분석팀, 코치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고 하고 싶진 않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도 전했다.

“경기장에서 자신을 속이지 말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훈련장에서 준비한 대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후성은 이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성은 “나를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감독님 말씀대로 내 행동이 우리 팀 정신에 어긋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팬들을 위해 이겨야 했다. 경기 전 선수들과 ‘승리하자’고 다짐하기도 했었다. 동점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를 했으면 안 됐다.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광주는 ACLE 리그 스테이지 A조 12개 구단 중 5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광주는 구단 역사상 처음 나선 ACLE에서 한국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의 폭이 컸던 게 사실이다. 선수들도 우려의 시선을 알고 있다.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조화를 이루면 점점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