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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얼굴 도발' 산둥, ACLE 울산전 돌연 포기→기권 처리…AFC "법무팀이 협의", 포항 16강 갈까 [오피셜]
'전두환 얼굴 도발' 산둥, ACLE 울산전 돌연 포기→기권 처리…AFC "법무팀이 협의", 포항 16강 갈까 [오피셜]
botv
2025-02-19 20:32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이 갑작스럽게 경기 2시간 전 기권을 선언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하던 산둥 타이산이 기권을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AFC는 "대회 규정 5조 2항에 따라, 연맹은 중국의 산둥 타이산이 19일 울산HD(한국)과의 리그 스테이지 경기를 보고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후 대회에서 기권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은 적절한 결정을 위해 관련된 AFC 위원회에 회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둥은 당초 이날 오후 7시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2024-2025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산둥 선수단은 이날 경기를 위해 이틀 전 입국해 전날 경기 전 기자회견까지 참석했다. 다만 최강희 감독이 현재 대회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탕 티안 코치가 대신 기자회견에 나섰다. 

울산 원정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던 산둥 선수단은 돌연 선수단 건강 문제를 이유로 AFC에, 울산전에 기권한다고 통보했고 AFC는 이후 산둥의 완전한 대회 기권으로 확인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 이를 알리면서 홈 경기를 준비하던 울산도 "정말 취소된 게 맞냐"며 혼란스러워했다. 


울산도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뒤,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오후 7시 예정이던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 산둥 타이산 경기가 산둥 타이산의 대회 포기로 인해 취소되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산둥은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8위(3승 1무 3패·승점 10)로 16강 진출에 턱걸이 순위였다.

앞서 11일 지난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광주와의 경기에서 산둥은 3-1로 승리해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 일부 산둥 팬들이 전두환 사진을 광주 팬들에게 들이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다. 

광주 구단은 경기 후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함과 동시에 이번 사건을 단순한 팬들의 응원 방식이 아닌 광주광역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광주는 AFC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제출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한, 경기장 내 정치적 메시지 및 도발 행위를 금지한 AFC 규정을 위반한 점을 강조하며 산둥 타이산 구단과 팬들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 '소후 닷컴'에서는 "중국 미디어 쪽의 소식통에 따르면, 산둥의 이탈은 광주와의 경기 사건이 관련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전두환 사진 사건을 소환했다. 

이어 "중국축구협회도 침묵할 수 없고 AFC와 산둥도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축구는 AFC에서 퇴출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명확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칫 잘못하면 산둥은 수년간 대회 출전 금지 징계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산둥 팀 전담 기자로 알려진 니우 지밍에 따르면, 산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아직 파장이 가라앉지 않았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울산전을 잡는다면 산둥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상하이 선화(중국)를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산둥의 기권 결정으로 상황이 혼란스러워졌다. 산둥이 아예 대회 기권 처리가 되면서 그간 있었던 경기 결과를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회 규정 5조 2항에 따르면, 어떤 이유로든 참가 구단이 경기에 대해 보고하지 않으면 대회에서 기권한 것으로 간주한다. 


5조 5항에서 참가 구단이 대회에 기권하는 경우, 대회는 대체 구단 없이 나머지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그리고 5조 6항에선 대회가 시작된 후, 참가 구단이 철수하는 경우, 모든 경기가 취소되고 무효로 간주된다. 8조 3항에 따라, 리그의 최종 순위를 결정할 떄 해당 경기의 승점과 득점은 고려되지 않는다. 

앞서 산둥은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호주), 빗셀 고베,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이상 일본), 포항 스틸러스(한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광주FC(한국)와 경기를 치렀다. 이들과의 경기 결과가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산둥이 경기를 치르지 않은 팀은 상하이 하이강, 상하이 선화(이상 중국) 부리럼 유나이티드(태국), 총 세 팀이다. 


AFC가 새로 개편한 24개 팀 체제의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기권 팀이 나오면서 AFC도 이에 대한 해석을 두고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AFC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을 통해 "산둥의 경기 결과가 규정상으로 삭제되는 것이 맞다"면서 "울산과의 경기만 몰수패 처리되는 건지, 아니면 전 경기들도 다 삭제되는지는 나중에 법무팀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산둥이 모든 팀과 경기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AFC 해석에 따라 동아시아 8위 안에 들지 못해 탈락이 확정된 포항이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