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푸대접 이슈에 연일 휩싸여있지만, 토트넘 1군 내부에서 양민혁의 위치는 어느정도 정해진 듯 보인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는 지난 16일(한국시간) 팬들의 양민혁 관련 질문을 받고 "단지 양민혁은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하는 중"이라며 "무슨 이상이 있어서 못 나오는 것은 아니다. 21세 이하 팀에서 뛸 가능성도 물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나이 조건은 약간 뒤로 둬야한다. 06년생 동갑내기 루카스 베리발과 아치 그레이 등이 충분히 기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요점은 경험 부족, 언어의 장벽, K리그를 풀로 뛰고 온 후의 체력 문제다.
06년생 양민혁은 2017년 경희 FC 유스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축구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2023년 K리그1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고 국내 리그 최고의 히트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한국에서 그가 남긴 최종 성적은 38경기 12골 6도움이다.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5차례(4,5,6,7,10월) 수상했으며 이달의 골, 이달의 선수(이상 7월)에도 선정됐다.
K리그 최고의 히트 플레이어로 떠오른 그는 'SON의 Son(후계)'를 찾는 토트넘의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토트넘은 국내 팬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손흥민이 은퇴하면 한국팬들의 관심이 훅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흥민은 이제 만 32세에 접어들었다. 공격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실제로 2025년에 접어들어 구단이 선택한 쪽은 장기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 깜짝 입단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토트넘에 변수가 발생하며 합류일정이 예정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졌다. 본래 올해 1월 합류 예정이었지만 토트넘의 부상 인원이 10명 가까이 불어나며 구단은 그에게 한 달 빠른 합류를 요구했다. 이에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16일 런던으로 출국해 팀에 합류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팬들이 양민혁의 이른 데뷔를 바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양민혁은 K리그 38경기를 뛰고왔으며 아직까지 영국 생활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K리그에서 보여준 빼어난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거칠고 험난한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지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일례로 양민혁 이전 최연소 프리미어리거로 꼽혔던 04년생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포드)도 비슷하다. 김지수 역시 K리그에서 펄펄 나는 유망주로 활약, 2023년 브렌트포드의 오퍼를 받고 그해 6월 이적 소식이 떴다. 1군이 아닌 B팀, 2군이었다. 김지수는 교체 명단에서 오랫동안 기회를 기다렸다.
김지수가 1군으로 올라오고 첫 선발 출전한 날은 지난해 7월, AFC 윔블던과 치른 프리시즌 경기였다. 이때부터 그는 조금씩 실력을 내비추고 인정받았다. 공식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데뷔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브라이튼전이었다. 콜업이 되기까지 자그마치 1년을 넘게 기다렸던 것이다.
건강이나 기타 큰 문제가 없다면 양민혁도 U-21 유스 팀에서 적응을 거치고 올라와 1군 콜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임대 등의 여러 루트도 물론 열려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선수 관리 차원 명단 제외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히려 카라바오컵, 그것도 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을 상대로 벤치에 앉혀둔 것이 독특하게 보이는 상황이다.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용 계획과, 부상자가 절반인 구단의 현재 상황으로 미뤄보아 다음 경기 엔트리도 예측하기 어렵다.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생각보다 빠른 기용이 이뤄질 수도 있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오후 11시에 구디슨 파크에서 에버턴과 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다.
사진= MHN스포츠 DB, 김지수 SN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