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아스날에 1-2로 역전패했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24점(7승 3무 11패)으로 리그 13위에 머물렀고, 선두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반면, 승점 43점을 기록한 아스날은 리버풀(47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줄이며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토트넘은 리드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전반 40분 도미닉 솔란케의 자책골로 동점이 되었고, 전반 44분에는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며 아스날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전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과 브레넌 존슨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포로가 시도한 슈팅도 골문을 빗나가며 경기는 1-2로 종료됐다.
첼시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반 더 벤이 부상 재발로 경기장을 일찍 떠났고, 이로 인해 3-4로 패배했다. 이후 울버햄튼전에서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2로 패배했다.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 역시 시작은 좋았으나, 최종 스코어 1-2로 패하며 무너졌다.
이번 아스날전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의 멋진 골과 세리머니로 상승세를 기대했지만, 결국 수비 불안과 집중력 저하로 인해 또다시 역전패를 허용했다. 이 경기가 주는 충격은 남달랐다. 토트넘의 진짜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리그 순위 13위로 인해서 이 부진이 이어진다면 강등권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리그 6호골이자 시즌 8호골, 개인 통산 북런던 더비 9호골까지 성공시켰다. 지난달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EFL컵) 8강서 코너킥서 다이렉트 골을 만들어 낸 뒤 맛 본 올해 첫 골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너무나 귀중했던 선제골 이외에도 2번의 슈팅, 패스 성공률 77%(10/13), 상대 박스 내 터치 2회, 태클 성공 1회, 볼 리커버리 2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 골의 기쁨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역전패를 당한 아쉬움에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경기 직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첫 번째로, 충분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전이 너무 수동적이었고 아스날이 경기를 주도하게 놔둔 점이 정말 실망스러웠다"라면서 "공을 소유했을 때나 그렇지 않았을 때 우린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그 대가를 치렀다. 후반전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솔직히 감독님 말이 맞다. 우리는 너무 수동적이었다. 우린 언제나 압박하고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뛰고자 노력한다. 그런 점에서 전반전은 절대 잘하지 못했다"라면서 "선수들에게도 달려있는 문제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해 잘 들어야 한다. 내 생각에 우린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평소 적극적인 발언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주장으로 알려진 손흥민이지만 팀이 11패로 리그 13위에 떨어진 상항에 대해서 "모든 면에서 더 잘해야 한다. 여기서 10년 동안 뛰었지만, 이런 순위에 있는 건 처음 경험한다"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한국 팬들에게 유명한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의 기자 댄 킬 패트릭은 또 한 번 손흥민에 대한 과한 평점을 내렸다. 그는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이라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평점을 주면서 큰 충격을 줬다.
댄 킬 패트릭은 5점이라는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평점을 내리면서 남긴 코멘트 역시 황당했다. 그는 "선제골 발리슛은 잘했지만 굴점의 이점이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골'을 제외하곤 게임 내 영향력이 없었다. 그리고 상대 수비수 팀버의 밀착 수비에 당했다"고 평가했다.
누가 뭐라해도 공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점. 환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그것조차 굴절이라고 폄하하면서 경기 내 영향력을 운운한 것이다. 반면 2골을 내준 수비진에 대해서 드라구신, 그레이, 스펜스에게 모두 7점을 주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풋볼 런던은 "아스날 페널티 박스 가장자리에서 이어받은 공을 컨트롤한 뒤, 정확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은 굴절돼 골대 오른쪽 하단 코너로 들어갔다"라면서 "근데 경기 전반적으로 볼 소유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는 토트넘 공격수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였다"라고 아쉽다고 지적했다.
손흥민과 함께 선발로 출전한 토트넘의 공격진은 모두 5점을 받았다. 솔란케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경기 후반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제공된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공을 다루는 능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 매체는 "토트넘에게 남은 시간을 얼마 남지 않았다. 에버튼 원정은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단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지지는 여전하다. 구단은 감독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부상으로 인해서 망가진 선수단이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단의 지지와 별개로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에버튼전을 기점으로 리그에서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브렌드포드와 리버풀전을 앞두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무조건 에버튼전은 달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현지 언론과 팬들의 이런 비현실적인 태도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토트넘의 줄부상에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무리한 전방 압박과 로테이션 운영이 없음이 불러온 재앙이라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구단의 조기 합류 요청으로 팀에 합류한 양민혁을 아예 쓰지 않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탬워스(5부)와 FA컵 경기에서 그를 명단에도 제외하면서 사실상 전력 외로 취급했다. 양민혁에 대해 토트넘 전담 기자 잭 폴 오키프도 양민혁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한 팬이 해당 기자에게 SNS를 통해 "양민혁이 막 영국에 왔지만 대체 왜 아직 명단에 못 들어가는 것일까. 이런 연속적인 경기 제외 이유가 순전히 전략적인 이유인가 아니면 부상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물어봤다.
오키프는 "좋은 지적이다. 솔직히 토트넘도 이러한 고려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길을 열어놨다. 말 그대로 양민혁을 1군 선수가 아닌 유스 선수로 보는 것이다. 힘들게 데려온 선수는 전력 외로 취급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부상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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