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상완 기자 = "너무 소극적이었고, 고통스럽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3)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약 한 달만의 터진 리그 6호골에도 웃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21라운드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25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날 77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16일 치른 리그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 이후 한 달만에 넣은 리그 6호골이다.
올 시즌 리그와 컵 대회 포함한 공격포인트는 8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전반 40분 도미닉 솔란케의 자책골과 4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골문을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리그 5경기 무승(1무 4패)에 빠진 토트넘은 리그 순위도 13위까지(승점 24) 내려 앉았다.
손흥민은 패한 후 중게 방송사 'TN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북런던더비는 팀과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데 실점을 내주는 건 고통스럽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높은 곳에서 압박하고 플레이해야 하는데 전반에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후반에 나아졌지만 충분치 않았다"며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패배의 원인이 선수들에게 있다고 자책했다.
라이벌전 패배로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지가 더욱 더 흔들리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경질' 압박을 받고 있다. 구단 다니엘 레비 회장의 마음도 어느 정도는 굳힌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새 사령탑 후보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지휘했던 에딘 테르지치 감독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전술적 실패를 인정했다.
'TN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동적이었고, 아스널이 경기를 지배하게 놔뒀다"면서 "올해는 너무 많이 패했다. 경기 관리와 선수 준비 등 궁극적인 책임은 내게 있다"고 했다.
토트넘 수뇌부 뿐만 아니라 팬들도 '라이벌' 선수의 도발에 인내심이 극에 달할 모양새다.
아스널의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는 이날 경기가 끝나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전반전을 완전히 지배했다. 총 10골은 넣을 수 있었다"며 "우리가 많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고 토트넘을 자극했다.
라이벌 선수에게 조롱 아닌 조롱을 받으면서 부끄러움을 홀로 짊어진 손흥민은 "10년간 토트넘에서 이런 순위는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에버턴 원정을 떠나 리그 22라운드를 갖는다.
STN뉴스=이상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