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 베르너(29)가 또 다시 토트넘 팬들의 뒷목을 잡게 만들었다. 독일 국가대표로 오랜 기간 활약한 공격수로는 믿을 수 없는 형편없는 결정력에 토트넘 팬들의 한숨만 깊어진다.
토트넘은 12일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FA컵 64강에서 5부 리그 소속의 탬워스와 연장 혈투 끝에 3-0 승리를 거뒀다. 정규 시간 내 1골도 넣지 못한 토트넘은 연장전에서 나온 상대 자책골과 데얀 쿨루셰브스키, 브레넌 존슨의 연속골로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토트넘은 5부리그 팀을 만났지만 주전을 상당수 기용한 1.5진급으로 나섰다. 손흥민과 도미닉 솔란케, 쿨루셰브스키가 빠진 공격진이 다소 약해졌지만, 주전 브레넌 존슨과 그래도 독일 국가대표로 오래 활약한 베르너에 핵심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선발로 나서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토트넘은 점유율 77-23, 결정적 골기회 5-0의 압도적 우위에도 고전했다. 무수한 기회마다 베르너가 날린 게 너무 많았다.
후반 10분 마이키 무어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골문 앞에 있던 베르너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막기엔 늦은 상황. 그냥 정확하게 빈 골문으로 넣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베르너는 빈 골문이 아닌, 상대가 역동작에 걸리게끔 먼 쪽으로 헤더를 시도했다. 이는 골문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상대 수비에 막혔다. 베르너는 후반 19분에는 중원에서 들어온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어진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베르너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연장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베르너는 6번의 그라운드 경합에서 1번만 승리하는 등 5부리거들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베르너에게 팀내 최저인 평점 6.2점을 매겼다.
2017년부터 독일 국가대표로 활약한 베르너는 2020년 라이프치히에서 첼시로 이적한 이후 결정력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며 비판을 받아왔다. 다시 라이프치히로 돌아가서도 주전에서 밀리다 결국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으로 임대 이적해 뛰고 있다.
측면에서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가 장점이지만 그것뿐이다. 문전에서의 결정력과 세밀함이 너무 떨어진다. 토트넘 이적 후 40경기에 나섰으나 3골에 머물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현지매체 골닷컴은 “베르너는 탬워스에서도 못뛸 수준이라고 토트넘 팬들이 따갑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5부 리그 팀 상대로도 제일 못한 건 다른 의미로 정말 인상적이다” “독일에서 A매치 57경기를 뛰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한 선수가 어떻게 이렇게 못하나?” “경기장엔 5부리거 선수 12명이 뛰었다” “베르너는 상대 공격수보다 못했다” 등 이날 졸전에 대해 팬들이 분노를 쏟았다고 전했다.
베르너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 대표로 한국을 상대로 숱하게 찬스를 놓치며 결국 한국이 2-0 승리 ‘카잔의 기적’을 낳게 만들어준, 한국 축구팬의 ‘은인’으로 꼽힌다. 이런 한국팬들도 토트넘팬으로 돌아가면 한결같이 못하는 베르너를 보며 한숨만 내쉰다. 베르너는 올시즌 활약으로 토트넘 완전 이적을 노리고 있지만, 현재까진 그의 앞날이 썩 밝아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