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카라바오컵 리버풀전에서는 벤치에라도 앉았지만, 5부리그 탬워스전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만 18세 양민혁의 데뷔전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그리고 당일 탬워스를 상대로 한 토트넘의 경기력은 이 '명단제외'가 오히려 납득가는 결과였다.

토트넘은 12일(현지시간)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4-25시즌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부리그인 내셔널리그 탬워스를 3-0으로 제압했다.


3-0 제압이었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토트넘이 진듯 이긴 경기에 가깝다. 전, 후반전 내리 득점이 없었다. 샌드위치 가게 사장, 금융 상담사, 벽돌공 등이 모인 5부 리그 팀을 상대로 1.5군 엔트리를 짜고 또 고전했다. 

매디슨과 베르너는 상대 골키퍼에 연달아 잡혔으며 탬워스의 수비를 뚫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이 날 대다수 국내 토트넘 팬들은 모두 양민혁의 데뷔 뿐만 아니라 유망주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카라바오컵 2차전과 리그 경기를 앞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도미닉 솔랑케 등 주전에게는 휴식을 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간 토트넘은 부상 선수, 결장 선수들이 산재했고 모자란 엔트리로 경기를 치르느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을 안배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한 차례 언급하고 넘어간 부분이었다. 


이는 현지 외신들과 축구 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탬워스와의 경기가 열리기 직전, 현지시각으로 12일에 릴리화이츠의 존 웬햄은 '토트넘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탬워스와의 경기에서 몇몇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귀중한 시간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민혁을 조명했다. 

존 웬햄은 양민혁을 두고 "K리그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된 이 젊은 한국 선수는 강원 소속으로 38경기에 나서 18골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며 "토트넘 팬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양민혁의 활약을 보고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기서도 양민혁의 선발 출격만큼은 점쳐지지 않았다. 존 웬햄은 "저는 개인적으로 양민혁이 탬워스전에서 교체로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브레넌 존슨의 선발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할텐데, 토트넘은 대다수 예상처럼 양민혁을 데뷔시킬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예상을 깨고 '최선'을 다했다. 페드로 포로, 라두 드라구신, 세르히오 레길론, 아치 그레이,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가 선발진을 짠 것이다. 빠지리라 예상했던 주장 손흥민은 벤치에 앉았고 심지어 교체로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직장과 축구를 겸업하는 하위팀을 상대로 1.5군을 내보내고도 끝까지 수비를 뚫지 못해 손흥민, 솔랑케, 루카스 베리발까지 모두 들어갔다. 그러고나서야 후반 추가시간에 겨우 연달아 3골을 집어넣었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을 안 넣었는지 알겠다" "이 선발 전력으로 탬워스한테 진땀을 빼는데 어떻게 양민혁이 명단에 들 수 있겠느냐" "이제 히샬리송 완전히 돌아오면 벤치에도 못 들겠구나" "혹시 지금 안 넣고 아스널전에서 스타 데뷔시키냐"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16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다.

사진= 토트넘 SN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