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에도 축구협회장 출마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가 11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을 승인했다. 체육회 정관상 체육회장과 산하 단체장들은 한 차례 연임할 수 있고, 그 이상 연임하려면 공정위 심의를 받아야 한다. 2013년 축구협회장에 처음 선임돼 지금까지 3연임을 한 정 회장은 4번째 선거에 출마하려 공정위에 연임 심사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재정 기여도, 포상 여부 등 항목을 평가해 정 회장 출마를 승인했다. 체육회 공정위는 앞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도 승인한 바 있다.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현 HD)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간 축구계에서 활동하며 한국 축구 발전에 힘써왔다. 그러나 최근엔 축구계 안팎에서 거센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 축구협회 행정 난맥상 등 재임 기간 중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출마 여부를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보여오다가 최근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다음 달 8일 열린다. 후보 등록 기간은 이달 25~27일이다. 정 회장이 후보 등록을 전후해 공개적으로 출마의 변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 회장이 처음 당선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 경선으로 치러진다. 정 회장 2선·3선 도전 때는 단독 후보로 나와 경쟁이 없었다. 이번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해설가 출신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도 전날 협회에 차기 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며 연임 도전에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협회 부조리를 폭로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물품 후원 계약 대가로 추가 후원을 받아 자신의 연고 지역 협회 등에 몰아줬다는 ‘페이백’ 의혹이 제기됐다. 협회 직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도 드러나 문체부는 협회에 김 회장 해임을 요구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 회장은 문체부에 이의 제기를 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