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지칠대로 지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향후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펩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가 자신의 클럽 축구 경력에서 마지막 감독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아마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시즌 초반부터 펩 감독의 거취는 '초유의 관심사'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P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PL 최초로 '4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세운 펩 감독이었다. 그러나 시즌 직후 "더 이상 무엇을 이뤄야할지 모르겠다"는 애매한 입장을 밝히며 맨시티와 팬들을 긴장시켰다.
설상가상으로 부진까지 겹쳤다. 시즌 초반 매서운 기세를 보이던 맨시티였지만, 중반으로 들어서며 흔들렸다. 특히 '에이스' 로드리, 케빈 더 브라위너의 부상 이탈과 함께 준주전급 선수들까지 이탈하며 전력 누수를 겪었다. 이는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맨시티는 공식전 4연패를 맞이했고, 이는 펩 감독 커리어 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결국 펩 감독이 맨시티와 이별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펩 감독의 선택은 '재계약'이었다. 맨시티는 지난달 22일 펩 감독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펩 감독은 2027년 6월까지 맨시티를 이끌게 됐다. 펩 감독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떠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4연패를 한 것이 그 이유다. 반드시 부진을 극복하겠다"며 재계약 체결 이유를 밝혔다.
그럼에도 상황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재계약 발표 직후 맞이한 PL 12R 토트넘 홋스퍼전 0-4 대패하며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공식전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 공식전 8경기 무승(1무 7패)으로 최악의 분위기가 계속됐다. 다행히 14R 노팅엄 포레스트전 3-0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나 했지만, 15R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분위기는 또다시 가라 앉았다.
지칠대로 지친 펩 감독이었다. 펩 감독은 다니 가르시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는 다른 프로팀 감독직을 맡지 않을 것이다. 그럴 에너지가 없다. 다른 곳에서 새로 시작하고, 훈련 과정 등을 다시 준비하는 생각만으로도 질린다. 절대, 절대, 절대 안 할 것이다. 아마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라며 맨시티가 자신의 프로팀 감독 경력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어 펩 감독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골프를 치고 싶다. 그러나 프로팀 감독직을 맡는다면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잠시 쉬고 싶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성적 부진에 대한 압박에 번아웃 증상이 찾아온 듯한 펩 감독이었다.
위르겐 클롭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펩 감독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감독직을 내려 놓았던 클롭 또한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며 감독직을 사임하며 휴식을 택했고, 레드불 글로벌 축구 총책임자로 부임하며 축구 인생 제2막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