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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1st] "지나친 조심성" 이강인 향한 프랑스 비판, 하키미 살린 '전술적 역할' 무시한 결과
[UCL.1st] "지나친 조심성" 이강인 향한 프랑스 비판, 하키미 살린 '전술적 역할' 무시한 결과
botv
2024-12-11 16:30


이강인에 대해 현지 매체에서 일제히 혹평을 내렸다. 전술적 역할에 대한 고려가 들어있지 않은 데다 파리생제르맹(PSG) 경기력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족도 있었다.

1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 PSG가 레드불잘츠부르크에 3-0 완승을 거뒀다. PSG는 전체 24위(승점 7)로 올라서며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이날 이강인은 오른쪽 윙어로 나서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와 호흡을 맞췄다. 전반 11분에는 과감한 감아차기 슈팅이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42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보낸 훌륭한 낮은 크로스를 이어받은 바르콜라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이강인은 또다시 올 시즌 UCL 마수걸이 공격포인트에 실패했다.

이강인이 풀타임 활약했다는 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의중이 있었다는 걸 암시한다. 물론 우스만 뎀벨레가 직전 바이에른뮌헨과 UCL 경기에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나올 수 없었다는 걸 고려해야겠지만, 교체투입된 데지레 두에나 벤치에 있던 마르코 아센시오, 랑달 콜로 무아니 등과 바꿔줄 수도 있었다. 엔리케 감독은 주전에 가까운 선발진을 구성했음에도 교체를 3명만 하며 조직력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이강인은 이날 드리블 성공 3회(시도 6회), 키패스 3회, 큰 기회 창출 2회 등 좋은 지표를 기록했다. 그래서 스탯 기반 통계 업체들에서는 일제히 7점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지에서는 5점 이하로 혹평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프랑스 '레키프'는 5점을 주며 "오른쪽 측면에 뛰기엔 크로스할 때 오른발을 쓰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라며 "그렇다면 차별화된 기량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경기 영향력이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풋메르카토'는 팀 내 최저점인 4점을 주며 "이 경기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강력하게 밀어붙힌 카드 중 하나다. 움직임에 상당한 자유도가 있었고, 오른쪽과 중앙을 오가며 플레이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라이트윙을 잘 소화하며, 공 소유 능력이 좋다"라면서도 "하지만 공을 갖고 있을 때 지나치게 조심스럽다. 백패스가 잦고 모험적인 시도를 하지 않아 경기 템포를 떨어뜨린다"라며 마법 같은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이 지나친 조심성으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평가가 나온 이유는 우선적으로 이강인의 전술적 역할을 배제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만 취합했기 때문이다. 왼쪽 공격의 주인공은 명백히 바르콜라였던 반면 오른쪽 공격의 주인공은 아슈라프 하키미였다. 이날 이강인은 물론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온 파비안 루이스도 자신이 주도권을 잡기보다 하키미에게 더 좋은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 경기를 보면 하키미가 이강인과 루이스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하키미가 빛난 만큼 이강인과 루이스가 빛을 보지 못했다. 현지 매체 평가를 보면 팀 내 최하위를 이강인과 루이스가 다투고 있다.


이강인이 정말로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는지도 의문이다. 이강인은 반대전환을 시도하고 공격 진영으로 공을 공급하는 등 팀의 공격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롱패스를 4회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고, 공격 지역 패스 9회로 팀 내 세 번째로 많이 보낸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다른 한편 이강인에 대한 낮은 평가는 팀 전반이 낮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이날 PSG는 '레키프'를 기준으로 평균평점 5.7점을 받았다. 3-0으로 이긴 팀이라고는 믿기 힘든 결과다. 적어도 PSG라면 오스트리아 강호 정도는 더 강하게 눌러야 하는 게 아니었냐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풋메르카토'와 같이 이강인을 유독 낮게 평가한 매체도 있지만, 3-0 대승에도 대부분 선발진은 6점을 넘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단순히 이강인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팀 전반에 대한 불만, 나아가 엔리케 감독의 전술적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담긴 것이다.

이강인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공격수로서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매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오른발 사용에 관한 일부 납득이 가는 평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공격수' 이강인만 바라보고 그 전술적 역할을 고려하지는 않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강인이 공격포인트를 적립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강인으로서는 전술적 역할 수행에 더해 공격수로서 공격포인트에 대한 욕심도 더욱 부릴 필요가 있어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