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의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끊임없이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팀은 부진에 빠져 있다.
올 시즌 손흥민은 진퇴양난이다. 우선 토트넘과의 재계약이 지지부진하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4년 계약은 내년 6월 종료된다. 토트넘이 1년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잠잠하다.
이적도 쉽지 않다. 손흥민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원이지만,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구단들이 거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보스만 룰’도 영향을 미쳤다. 보스만 룰은 계약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선수가 다른 팀과 이적 협상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손흥민은 이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보스만 룰이 적용된다. 최근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다. 약 1개월만 있으면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다.
영국 언론 더하드태클는 “레알 마드리드가 보스만 룰을 통해 손흥민을 영입하길 바란다”며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단의 무게가 필요한데 손흥민은 이상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팀토크는 “손흥민 측이 바르셀로나에 이적 제안을 했다”면서 오히려 선수 측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팀에 남을 것이라는 약속도 없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손흥민이 흔들리면서 덩달아 토트넘도 좌초 위기다.
토트넘은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EPL 15라운드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먼저 2골을 넣고도 당한 치명적인 패배였다. 토트넘이 정규리그에서 2-0으로 앞서다 역전패를 당한 건 이번이 11번째다.
정규리그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에 그친 토트넘은 승점 20(6승2무7패)으로 11위에 그치고 있다. 사흘 뒤인 13일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16일 사우샘프턴과의 EPL 16라운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FL컵(카라바오컵) 8강 등 약 보름간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팀 부진에 팀 주장인 손흥민은 득점포를 가동하고도 고개를 숙여야했다. 첼시전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이 2-4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올 시즌 5호 골이자 리그 4호 골이다. 지난달 29일 AS로마(이탈리아)와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한 뒤 10일 만에 나온 득점포다. 손흥민의 올 시즌 리그 성적은 12경기 4골 4도움이다.
손흥민은 경기 뒤 “많이 실망스럽다. 경기 초반 30분에는 정말 좋은 경기를 했는데 우리가 너무 허술하게 실점했다”며 “제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패배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런 큰 무대에서는 반드시 나서서 득점을 해야하는데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며 “팀을 실망시켜 미안하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에 대한 현지 매체의 평가는 엇갈렸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7.8을 줬다. 소파스코어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3을 부여했다. 반면 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에게 “수많은 기회를 놓친 후 골을 넣었다”며 팀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 5를 주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