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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이제 탈출도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부진과 팀의 부진이 겹친 '2중 위기'
황희찬, 이제 탈출도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부진과 팀의 부진이 겹친 '2중 위기'
botv
2024-12-05 10:47


황희찬이 울버햄턴원더러스에서 시즌 후반기까지 다 보내는 건 당장 이번 시즌 커리어를 보나, 미래를 보나 피해야 할 선택인지도 모른다. 마침 이적이 가능한 1월이 다가오고 있다.

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4라운드를 치른 울버햄턴원더러스가 에버턴에 0-4 대패를 당했다.

하위권 맞대결에서 당한 큰 패배라 충격이 더 컸다. 일찌감치 세트피스 수비 불안으로 대량실점을 하자 황희찬이 후반 12분 투입됐다. 수세에 몰린 게리 오닐 감독이 꺼낸 수였다.

하지만 황희찬에게 공이 거의 오지 않았고, 공을 잡아도 득점 가능한 상황이나 유의미한 팀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황희찬뿐 아니라 울버햄턴 공격 전체가 지리멸렬한 가운데 경기를 마쳤다.


이 팀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황희찬의 출장시간은 팀내 15위다. 출장시간만 봐도 주전은 아니지만, 문제는 시즌 개막 직후 2경기 선발출장한 뒤로는 7경기 교체출장만 했다는 점이다. 아직 라인업을 구성 중이었던 초반 일정을 제외하면 줄곧 후보 신세였다. 그 중에는 부상으로 빠진 경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황희찬에게 선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1월 한달 동안 열리는 이적시장을 통해 완전이적이든 임대든 다른 팀의 오퍼를 들어보는 게 나은 시점이다. 황희찬 이적설은 이미 나왔다. 가볍게 거론된 수준이긴 하지만, 시즌 초부터 '입지가 이대로라면 1월에 떠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곤 했다.

남는다고 해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황희찬은 원래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잘 나가는 시기와 부진한 시기가 번갈아 찾아오는 경우가 잦았다. 울버햄턴 첫 시즌에는 초반에 골을 몰아치고 이후 침묵한 기간이 있었다. 두 번째 시즌은 초반에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침묵하다가 막판에 몰아서 득점했다. 득점 숫자 자체가 폭발적으로 향상된 지난 시즌조차 전반기에는 득점왕 경쟁이 가능할 정도의 화력이었다가 후반기에는 2골에 그쳤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전반기를 아쉬운 경기력으로 마치더라도 후반기에 얼마든지 반등해 골을 몰아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팀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황희찬에게 좋지 않다. 황희찬은 한 포지션에 특화된 선수라기보다 공격진 여러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인데, 이 점에서는 모든 공격자원이 그의 경쟁자다. 이번 시즌 최전방과 2선에서 기용된 적 있는 울버햄턴 선수는 황희찬까지 8명으로 딱 더블 스쿼드에 가깝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격진의 경쟁률이 2 대 1도 넘어서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부터 4-2-3-1 포메이션을 애용했던 게리 오닐 감독의 고민은 공격이 아니라 수비였다. 울버햄턴은 현재 22득점으로 다득점 공동 7위다. 문제는 36실점으로 독보적인 꼴찌인 수비력이다. 이 때문에 최근으로 올수록 3-4-2-1 포메이션을 쓰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공격진의 숫자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그 조합은 붙박이 스트라이커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6골 2도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하는 마테우스 쿠냐(7골 3도움), 그리고 나머지 한 명으로 구성되곤 한다. 황희찬이 들어갈 자리가 좁다.

라르센이나 쿠냐가 장기 부상을 당한다면 황희찬은 그 자리를 메울 1순위 후보다. 쿠냐와 성향과 스타일이 비슷해 쉽게 대체할 수 있기도 하고, 지난 시즌 쿠냐와 파트너로 뛸 때 위력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이들의 부상이 아니라면 황희찬의 자리가 나기 힘들다는 뜻도 된다.

후보 신세를 감수하면서 억지로 남아있기에는 강등 확률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울버햄턴은 이번 패배를 통해 한 계단 더 순위가 떨어져 19위가 됐다. 여전히 12위와 승점 3점차에 불과해 조금만 연승을 달린다면 잔류권으로 올라가는 건 금방이다. 하지만 같은 하위권 중에서도 입스위치타운, 크리스털팰리스보다 더욱 경기력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부활 가능성 측면에서도 아리송한 상태다.

지난 시즌 PL 12골 3도움으로 마침내 만개하는 듯 보였던 황희찬이 바로 다음 시즌을 이렇게 흘려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완전이적이든 임대든 지난 시즌 PL 10골을 넘긴 황희찬에 대한 수요는 있을 만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