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을 알고보면, '취업사기'는 이용래가 자초한 감이 없지 않다. 이용래는 인터뷰에 앞서 '코치와 선수 중 어느 호칭으로 불러야 하나'라는 질문에 "선수 호칭이 아직은 더 편하다"고 답했다. 축구를 이제 그만하고 싶다거나, 몸이 말을 안 들어야 본격적으로 '코치 테크'를 타거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실력은 중원을 쓸고 다녔던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때와 그대로다. "아직은 축구가 재밌다"고 한다. 이용래는 2021년부터 매년 연말에 1년짜리 재계약을 맺었다. 연봉 및 계약기간 변동 등의 의미가 담긴 '협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 기간은 다른 누구보다 짧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용래는 '취업사기 피해자'보다는 '계약연장을 희망하는 직장인'에 가깝다. "올해 언제 협상을 하냐고? 모른다. 확실한 건 내 거취가 올해에도 맨 마지막에 결정날 거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창현 대구 감독과 면담에서 "감독님 내년 구상에 제가 있으면 선수로 뛸 의향이 있습니다. 만약 내년 구상에 없으면 미련없이 지도자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의사를 전달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용래는 천만 코미디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명대사를 빌리자면, 흡사 '왜 자꾸 축구가 잘 되는건데~'의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28일, 충남아산(2부)에 3대4로 패한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에서 결장한 이용래는 2차전에서 박세진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깜짝 선발 출전해 팀이 세징야, 에드가의 연속골로 2-0 앞선 후반 45분 이찬동과 교체될 때까지 왕성한 활동량과 간결한 패스 공급으로 팀의 중원 장악에 기여했다.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에드가의 두 번째 골도 도왔다. 대구는 연장 전반 3분 이찬동의 결승골로 합산스코어 6대5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시즌을 극적인 잔류로 마무리했다. 이용래는 "경기를 앞두고 박 감독님과 면담을 하면서 내가 직접 뛰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의 부담을 후배들에게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올해 목표인 3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한 이후로 최근에 계속 몸 상태도 좋았다"고 했다. 그는 "베테랑들은 훈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아직까지 거의 비슷한 강도로 훈련한다. 후배들 템포를 따라가야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경험상 운동을 열심히 안 하다가 경기에 투입되면 템포를 못 따라간다"며 꾸준한 컨디션 관리 덕에 마지막 경기에서도 10~11㎞를 뛸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