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경질 위기에 처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4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4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에 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웨스트햄은 리그 2연패를 당하면서 14위로 떨어졌다.
웨스트햄은 이른 시간부터 90분간 레스터에 연달아 실점하며 고군분투했다. 전반 2분 엘 카누스가 보낸 패스를 바디가 오른발 슈팅으로 박스 안쪽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 후 레스터가 한 골을 더 추가했다. 후반 16분 맥아티의 패스를 받은 엘 카누스가 골문을 갈랐다. 2골 차로 앞서던 레스터는 후반 45분 다카가 쐐기골을 장식했다. 웨스트햄이 종료 직전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 반전은 없었다. 경기는 그렇게 레스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웨스트햄은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분위기를 달렸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2019-20시즌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부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16위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잔류에 성공했고, 2020-21시즌에는 6위에 오르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을 확정했다. 그 다음 시즌도 7위에 올라 2년 연속 유럽대항전에 나가게 됐고, 지난 2022-23시즌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최종 우승을 달성하면서 58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불안했다. 전반기를 지나 리그 후반기에 들면서 최악의 부진이 시작됐다. 모든 대회에 출전해 8경기 동안 4무 4패를 당하며 무승에 빠졌다. 특히 전술적인 문제로 경기력에 잦은 기복을 보였다. 리그 최종 순위는 9위로 마무리했고, 웨스트햄은 모예스 감독과 재계약을 선택하지 않고 이별을 택했다.
후임으로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했다. 로페테기는 은퇴 후 스페인에서 감독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도했고, FC 포르투에서는 첫 시즌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스페인 A대표팀,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세비야에서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면서 지도자 능력을 검증받았다.
2022-23시즌 도중 울버햄튼에 부임했다.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브루노 라즈 감독의 후임이었다. 로페테기는 강등 위기에 놓여있던 팀을 재정비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알려진 이유로는 구단과 이적 시장 영입에 관해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해졌다. 한동안 무직으로 지내다가 웨스트햄에 부임하면서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7월 프리시즌부터 본격 합류해 팀을 이끌었지만, 개막 후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웨스트햄은 리그 4승 3무 7패로 14위에 놓여있다. 지난 아스널전에는 2-5로 크게 진 데 이어 이날은 레스터에 갓 부임한 반 니스텔루이 감독과의 맞대결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영국 '더 선'은 "감독 데뷔전에서 레스터가 승리했지만 로페테기는 경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킥오프 전부터 웨스트햄 팬들이 로페테기를 향해 내일이면 경질될 거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