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유)병헌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내달 초 토트넘(잉글랜드)으로 떠나는 ‘고교 특급’ 양민혁(18·강원FC)은 다음 시즌 친정팀에서 영플레이어상 후보가 나오게 된다면 누가 될지 묻자 ‘동갑내기’ 유병헌(18·매탄고)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29일 오후 서울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양민혁은 이날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빛난 샛별’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베스트11 오른쪽 미드필더 부분에도 선정되면서 ‘2관왕’ 영예를 안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양민혁은 감독과 주장 투표에서 각각 11표와 10표를 받았고, 미디어 투표에서도 116표 중 115표를 받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사실상 몰표나 다름없었다. 베스트11 오른쪽 미드필더 부분에서도 그는 감독 7표, 주장 10표, 미디어 106표를 받았다.
“큰 상을 두 개나 받아서 영광스럽고 기쁘다. 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한 양민혁은 “저를 포함해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른 세 명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누가 받아도 축하해주려고 했다. (조)현우 형이 더 잘해서 받았기에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3관왕’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양민혁은 올 시즌 그야말로 놀라운 활약상을 펼쳤다. 지난해 12월 준프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하더라도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된 이후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양민혁은 전 경기(38경기) 출전해 공격포인트 18개(12골·6도움)를 기록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 양산뿐 아니라 공격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와 번뜩이는 움직임,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6년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뽐낸 양민혁은 프로축구연맹 선정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5회(4, 5, 6, 7, 10월), 이달의 선수상 1회(7월) 수상했다. 지난 6월엔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준프로 자격으로 입단한 지 6개월 만이자, 지난 2018년 준프로 계약 도입 이래 처음으로 계약 도중 프로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됐다. 이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슈퍼스타’로 급부상하더니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
“개인적으로 전 경기에 출전에 의미를 두고 싶다. 모든 경기를 뛰어서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다”는 양민혁은 “처음 동계훈련 때 굉장히 어려움을 느꼈다. 프로에 와서 처음 훈련하면서 항상 텔레비전으로 보던 형들과 훈련하고 지내다 보니 어려웠다. 하지만 형들이 먼저 다가와 줬고, 저를 인정해 주셨다. 이후 어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면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인 양민혁은 다음 시즌 친정팀에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나올만한 선수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내년에도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개인적으로 병헌이를 추천하고 싶다.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시절 알았는데 능력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탄고 출신인 유병헌은 양민혁과 동갑내기로 작은 키에도 폭발력이 있고, 또 강력한 슈팅력을 지닌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여 ‘월반’해서 경기를 뛰기도 했던 유병헌은 2023 GROUND.N K리그 U-17 챔피언십과 2024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서 각각 득점왕과 공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