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이탈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탈리아 대표팀을 떠난 일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영국 '트리뷰나'는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대표팀 전 감독 만치니는 팀을 떠나기로 했던 자신의 결정이 실수였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하면서, 만치니의 인터뷰를 실었다.
만치니는 유럽에서 감독직을 지내며 많은 족적을 남겼다. 2009-10시즌 도중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해 4년간 팀을 이끌었고, 2011-12시즌엔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PL) 첫 우승컵을 들게 했다. 인터밀란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3번의 우승,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등을 기록했다.
사우디에 부임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2018년부터 5년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던 만치니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그는 사우디로 향했다.
아시아 '다크호스'로 떠오른 사우디는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를 위해 열을 올렸다. 중동 국가들은 오일머니에 힘입어 축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은골로 캉테, 스티브 제라드 등 유럽 거물급 스타들을 쓸어모았다. 대표팀에서도 2034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고, 만치니 감독에게 세계 최고 연봉을 제시하며 사우디를 맡겼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는 한국과 16강에서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탈락했다. 이후 들쭉날쭉한 성적을 기록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통과했지만 요르단에 패하고, 최약체 인도네시아와 무승부를 거뒀다. 중국에는 승리했지만 일본에 패하고, 바레인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월드컵 본선 다이렉트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부임 기간 동안 만치니는 대표팀에 소극적인 사우디 선수단을 비판하는 등 협회와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사우디는 지난 10월 만치니와 2027년까지 계약되어 있음에도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만치니가 사우디에서 받던 연봉은 2800만 달러(약 372억 원)에 육박한다고 알려졌다. 전세계 감독 중 최고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적 시장 전문가 니콜로 스키라는 "만치니는 상호 동의하에 계약 종료 후 사우디 축구협회로부터 퇴직금으로 2000만 유로(약 300억 원)를 받게 된다"고 만치니의 퇴직금 예상 금액을 전달했다.
만치니는 사우디 부임 전 이탈리아를 떠난 결정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회와 맺었던 강력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서로 깨졌다. 돌아갈 수 있다면 모든 것에 다르게 접근했을 거다. 나에 대한 신뢰가 불안정한 걸 느끼면서 감독직을 수행하는 일은 전혀 즐겁지 않다. 내가 필요로 하는 마음의 평화를 갖고 일할 수 있게 해주지 않지만, 더 신중했어야 하는 내 자신에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가 제안한) 연봉 액수가 신문에 보도된 것보다 적더라도, 그렇게 큰 제안이 들어오면 감독으로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물론 결정에 영향이 있었지만 이탈리아를 떠난 유일한 이유가 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만치니는 만약 같은 상황이 돌아와도 결정을 수락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의 생활이 생각처럼 순조롭지 않아서 하는 답변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는가? 이탈리아 대표팀을 떠난 건 다신 하지 않을 실수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