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현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을 치른 페예노르트가 맨체스터시티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은 승점 1점을 나눠가졌고 페예노르트는 20위(승점 7), 맨시티는 15위(승점 8)에 자리했다.
이날 페예노르트가 승점을 획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맨시티가 공식전에서 5연패를 했고 부상자도 많았지만 실질적인 전력에서 페예노르트보다 앞서있는 건 분명했다. 게다가 맨시티는 홈 이점까지 거머쥔 상태였다.
실제로도 맨시티는 오랜 기간 경기를 주도했다. 리드를 잡기 전까지도 페예노르트를 상대로 공격을 퍼부었고, 전반 44분 엘링 홀란이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하면서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후반 5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뒤쪽으로 흐른 공을 일카이 귄도안이 잡아 강하게 슈팅해 1점을 추가했고, 후반 8분에는 마테우스 누네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에 홀란이 미끄러지며 발을 갖다대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런데 후반 중반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맨시티는 후반 23분 귄도안, 필 포든, 네이선 아케를 빼고 케빈 더브라위너, 제임스 매카티, 자마이 심슨퓨지를 넣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3명을 동시에 교체한 걸 실수라고 인정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체력 안배를 위해 가동해야 하는 교체로 볼 법했다.
결과적으로 이게 패착이 됐다. 페예노르트는 맨시티 교체 이후 서서히 힘을 냈다. 후반 30분 페예노르트의 롱킥을 맨시티가 걷어내려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고, 요슈코 그바르디올은 공을 자기 페널티박스 쪽에 떨어뜨리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아니스 하지 무사가 놓치지 않고 따라가 에데르송을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7분에는 황인범이 왼쪽으로 벌린 공을 이고르 파이샹이 올렸고, 반대편에 있던 조르당 로통바의 크로스가 에데르송과 골대를 연달아 맞고 뒤로 흘러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가슴으로 편안하게 밀어넣을 수 있었다.
후반 44분 추격 드라마가 완성됐다. 하지 무사의 롱킥을 향해 에데르송이 뛰쳐나왔고, 그보다 빨리 낙하지점에 도달한 파이샹이 머리로 공을 건드려 에데르송을 제쳤다. 이후 높게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다비드 한츠코가 마무리하며 불가능해보였던 승점 1점 획득에 성공했다.
이날 황인범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처음에는 퀸턴 팀버르와 안토니 밀람보를 뒤에서 받치는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뛰다가 후반 중반 라미즈 제루키가 들어오며 반 칸 위로 올라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때는 전반 32분 맨시티 수비 사이로 침투하는 파이샹에게 아름다운 스루패스를 보내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고,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전환한 뒤에는 공수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특히 동점골 장면에서 황인범의 진가가 드러났다. 하지 무사가 롱킥을 찰 때부터 황인범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달려갔다. 페널티박스 안에 황인범과 한츠코가 각각 중앙과 오른쪽에 있자 골문 앞까지 달려간 리코 루이스는 누굴 막을지 몰라 가만히 서있었다. 크로스가 한츠코에게 갈 즈음에야 그에게 달라붙었는데 헤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네덜란드 매체 'voetbalprimeur'는 황인범에게 7점을 부여했다. 2골에 관여한 하지 무사, 결승골을 넣은 한츠코 다음으로 높았다. 매체는 "파이샹에게 준 자로 잰 듯한 패스로 선제골을 도울 뻔했다. '코리안 지단'은 공격 진영에서 기적을 일으키곤 했다"라며 중원을 조율한 황인범에게 찬사를 보냈다.
황인범은 이전에도 지단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11월 A매치에서 쿠웨이트전 이후 주장 손흥민이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황인범에 대해 "진짜 오늘은 지단이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페예노르트 X 캡처